결혼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미혼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는 7월 22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 19세~59세 결혼하지 않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비혼 문화’와 관련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미혼자 10명 중 7명은 “능력이 있다면 연애만 하며 살아도 될 것 같다”며 결혼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답했으며, 많은 이가 ‘비혼족(혼인할 의지가 없는 사람들)’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혼족이 증가하는 주된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과 ‘자아실현 욕구 상승’을 꼽았다.
‘비혼자 대열에 합류하고 싶다(30.6%)’는 의견은 ‘그럴 의향이 없다는 의견(35.7%)과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남성(25.7%)보다는 여성(35%) 응답자가 비혼 대열에 합류하고 싶다는 비율이 높았다.
응답자 중 71.8%는 ‘비혼은 개인적이라기보다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바라보고 있었다. 왜 ‘비혼족’이 증가하고 있으며, 미혼자들은 결혼과 관련해 어떤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을까.
응답자들은 최근 비혼족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경제적인 이유를 주로 꼽았다. ‘경제적 여러움을 겪는 미혼남녀의 증가(71.2%)’ ‘자녀 양육비(63.1%)’ ‘주거비용(60.8%)’ ‘결혼 비용(59.6%)’ ‘미혼남녀의 취업난(54.7%)’ ‘자녀양육에 대한 두려움(50.8%)’ ‘높은 고용 불안감(41.9%)’ 등이었다.
개인의 자아실현 욕구가 커진 것도 또 다른 이유였다. ‘자기애가 높은 사람들이 늘어나서(36.3%)’, ‘여성의 능력이 신장해서(36.2%)’ 비혼족이 증가하게 됐다고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미혼자들이 결혼과 관련해서 가장 우려하는 요인은 ‘자유로운 생활이 없어질 것 같다는 두려움(50.4%, 중복응답)’이었다. 남성(40.1%)보다는 여성(59.5%)이 이같이 답하는 비율이 높았다.
다음으로는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감(44.8%)’ ‘새로운 가족관계에 대한 부담감(43.6%)’ ‘결혼비용에 대한 부담감(40.9%)’ ‘가정의 불화 및 이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35.9%)’ ‘가정을 꾸릴 때 경제적인 부담감(35.6%)’ 순이었다.
이들은 다만 ‘동거’ 문화와 관련해서는 보수적인 시각이 강한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87.6%가 ‘우리사회는 아직까지 동거하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고 바라봤다. 반면 ‘요즘은 결혼보다 동거가 더 매력적인 것 같다’는 인식은 10명 중 2명(19.5%)에 그쳤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