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 ‘현대상선으로 일감 이양’ 해석 中 해운업체서 자산매입 의사 밝혀… 日-獨중심 해운동맹선 퇴출 위기
정부, 한진해운 합동대책 회의 최상목 기획재정부 차관(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은행로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한진해운 관련 합동대책 11차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특별한 결정이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제공
이런 가운데 세계 4위이자 아시아 최대 해운사인 중국 코스코(COSCO)가 해외업체로는 처음으로 한진해운의 자산을 매입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주목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수SM이 한진해운에서 대금을 받지 못해 경영이 어려워졌다”며 “제대로 된 선박 관리 업무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한진해운과 유수홀딩스 등 ‘범(汎)한진가’의 일감이 자연스럽게 현대상선 쪽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유수SM 외에 한진해운 협력사들도 한진해운에서 돈을 받지 못해 줄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 한진해운과 거래하는 부산지역의 업체는 289곳, 종사자는 1만1840여 명이다. 이들 업체가 한진해운에서 받지 못한 돈은 538억6700만 원에 이른다. 특히 대형 터미널 운영사를 제외한 화물고박업(래싱), 선용품공급업, 예선업, 화물검수업 등의 협력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하고 인건비로 돈이 바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한진해운 거래 비중이 큰 곳들은 도산 위기에 놓였다.
한편 이날 중국 코스코 쉬리룽(許立榮) 회장은 “한진해운 측이 매각 의사가 있다면 터미널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며 “다만 선박을 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7.5%인 코스코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항에 있는 한진해운 터미널을 인수하면 아시아태평양 노선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해운업계는 보고 있다.
한진해운은 내년 4월에 출범할 예정인 ‘THE 얼라이언스’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구도 야스미(工藤泰三) 일본선주협회 회장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한진해운과 일본 선사들의 공동 운항은 이미 무리”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의 신용도가 낮아져 화주 유치가 어려워진 데다 동맹 내 주도 세력인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중동 UASC와 합병해 덩치가 커졌기 때문에 한진해운 없이도 동맹 유지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