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DB
전북-서울-울산-제주는 ‘그룹A’ 확정
남은 두 자리 놓고 각각 다른 팀과 격돌
다득점 우선 원칙…마지막 반전 가능성
스플릿 라운드를 앞둔 ‘마지막 전쟁’의 승자는 어디가 될 것인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정규 33라운드가 10월 2일 오후 2시 전국 6개 경기장에서 일제히 펼쳐진다. 클래식(1부리그)은 정규 33라운드까지 치른 뒤 그룹A(1∼6위)와 그룹B(7∼12위)로 나눠 스플릿 5라운드를 더 치른다. 그룹A와 그룹B의 위상은 천지차이다. 우승·준우승과 함께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다툴 그룹A와 달리 그룹B는 챌린지(2부리그) 강등을 걱정해야 한다. 그룹B로 떨어지면 나머지 5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더라도 최종 순위 6위 이내로 진입할 수 없다. 정규 라운드 막판 뜨거운 ‘스플릿 전쟁’이 펼쳐지는 이유다.
2012년 K리그에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된 뒤로 매년 정규 라운드 마지막 날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32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그룹A행을 확정한 구단은 1위 전북현대를 비롯해 2위 FC서울, 3위 울산현대, 4위 제주 유나이티드 등 4개에 불과하다. 전남 드래곤즈와 상주상무가 각각 5·6위에 올라있지만, 33라운드 결과에 따라 그룹A로 갈 수도, 그룹B로 내려갈 수도 있다. 그룹A 진입 가능성이 있는 팀은 모두 5개다. 전남(승점 43)과 상주뿐 아니라 7위 성남FC와 8위 광주FC(이상 승점 41), 9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38) 등이다.
● 다득점 우선 원칙, 희비 가를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올해부터 승점이 같을 경우 기존의 득실차가 아니라 다득점을 우선 적용해 순위를 결정한다. 나란히 승점 41을 기록 중인 상주(49득점)∼성남(45득점)∼광주(36득점)의 순위는 다득점 순에 따른 것이다. 33라운드에서 포항(33득점)이 이기고, 앞 순위의 팀들이 모두 패하더라도, 포항은 현실적으로 상주를 다득점에서 따라잡을 수 없다. 즉 산술적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사실상 그룹B행이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실질적으로 그룹A행 티켓 2장을 다투는 4팀은 33라운드에서 각기 다른 팀을 만난다. 묘하게 맞대결이 하나도 없다. 전남은 제주, 상주는 전북과 만난다. 성남은 포항을 상대하고, 광주는 서울과 맞붙는다. 여기서 다시 주목해야 할 것이 다득점 우선 원칙이다. 만약 전남이 비기고, 상주와 성남이 나란히 승리한다면 3팀은 나란히 승점 44가 된다. 이 경우 전남(38득점)은 상주와 성남을 다득점에서 앞선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그룹B로 떨어지게 된다. 프로축구연맹이 ‘공격축구를 유도한다’는 의도로 도입한 다득점 우선 원칙이 스플릿 전쟁의 마지막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전통의 명가’로 불리는 수원삼성이 처음으로 그룹B로 떨어지며 치욕을 맛본 가운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그룹A행을 노리는 팀들이 있다. 상주와 광주다. 기업구단들에 비해 재정형편이 열악한 두 팀으로선 그룹A 진입은 팀의 역사를 바꿀 ‘의미 있는 사건’이 될 수 있다. 묘하게 33라운드 상주의 상대는 전북, 광주의 상대는 서울이다. 결정적 순간에 클래식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전북과 서울을 만났다. 상주와 광주가 기적의 그룹A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