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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유연성의 마지막 호흡, “즐기자!”

입력 | 2016-09-30 05:30:00

한국남자배드민턴 복식을 대표하는 이용대(뒤)와 유연성의 마지막 호흡이 2016 빅터 코리아오픈에서 한창이다. 둘은 29일 성남체육관에서 열린 16강전에서 리우 샤오룽-루 카이(중국)를 꺾고 8강에 올랐다. 성남|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코리아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의 승인 2등급 대회다. 연간 12개 대회만 열리고, 1등급인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다음으로 권위 있는 대회다.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주목을 받지만, 올해는 더욱 시선이 쏠렸다. 배드민턴 간판스타 이용대(28·삼성전기)가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대회기 때문이다.

이용대는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이효정과 짝을 이뤄 혼합복식 금메달을 일궈내면서 한국 셔틀콕의 간판으로 자리했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03년 최연소로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뽑혔고, 2006년 독일오픈 남자복식 우승과 2006도하 아시안게임 남자복식 동메달로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2008년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2012런던올림픽 남자복식 동메달을 따냈다. 유연성(30·수원시청)과 짝을 이뤄 나선 자신의 3번째 리우올림픽에선 8강에서 일격을 당해 노메달에 그쳤고, 이내 은퇴를 선언했다.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 이용대-유연성의 고별전이 된 무대, 둘은 지난해 코리아오픈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췄다. 2013년 8월부터 시작된 둘의 호흡은 3년 새 국제대회 19회 우승의 영광으로 이어졌다.

1번 시드를 받은 이용대-유연성은 29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 빅터코리아오픈 대회 셋째 날, 중국의 리우 샤오룽-루 카이와 16강전으로 첫 경기를 치렀다. 1세트부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13-16까지 밀렸던 이용대-유연성은 21-19로 역전극을 펼치며 우위를 점했다. 2세트는 물고 물리는 접전이 이어졌다. 경기 막판 17-19로 밀렸지만, 둘은 위기에서 관록을 보였다. 4점을 내리 따내면서 세트스코어 2-0(21-19 21-19)으로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승리를 확정 짓는 순간, 둘은 특유의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포효했다. 팬들에게 인사를 한 둘은 믹스트존에서 수십 명의 취재진을 보고 “많이 오셔서 깜짝 놀랐다”며 활짝 웃었다. 이용대와 유연성은 ‘즐기자’는 모토로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겠다며 “이번 대회는 재밌게 하려고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용대는 “연성이형과 함께 하면서 큰 경기에선 아쉬움이 있었지만, 수많은 우승을 같이 하며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제 군사훈련도 받고, 14년간 단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을 좀 가지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 나이부터 대표팀에서 뛰었다. 나처럼 후배들도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올림픽은 모르겠지만, 대표팀 밖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또 도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개인 자격으로 뛰며 후일을 기약하겠단 의사를 내비쳤다.

유연성은 “용대는 떠나지만, 일단 대표팀에 남아 혼합복식에서 뛰며 후배 육성에 힘을 보태겠다. 2주 전에 아내가 출산을 했는데 육아도 도울 생각이다. 용대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톱 랭커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남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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