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오브 픽션/김중혁 정유미 이정환 오영욱 문지혁 문지욱 지음/182쪽·1만5000원/스윙밴드
소설가 김중혁 씨가 쓴 작가 후기의 이 문장이 역설적으로 책의 맹점을 설명한다. 인쇄될 형태와 분량을 먼저 정해 놓고 문장 또는 이미지를 지어내 채워 넣는 작업은 언제나 곤혹스럽다.
저자들이 그런 수고로움을 감내할 만큼 흥미로운 기획임은 틀림없다. 북 디자이너 경력을 가진 소설가, 애니메이터, 일러스트레이터, 건축가, 소설가와 만화가 형제가 각각 32쪽 분량의 자유로운 창작을 맡았다
출판업 관계자에게는 흥미로운 실험의 결과물로 읽힐 듯하다. 건축가 오영욱 씨의 후기처럼 “틀에서 벗어나는 용기는 굉장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의 글과 그림은 건축가의 아이디어가 어떤 식으로 누울 자리를 살펴야 하는지 보여준다. 이야기 각각은 차지다. 주말 카페에 앉아 훑어 넘기기 알맞다. 페이퍼백 판만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 점은 아쉽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