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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조기배치 의지… 美본토 포대 이동땐 내년 상반기 가능

입력 | 2016-10-01 03:00:00

[사드부지 성주 롯데골프장 확정]20일 한미 안보회의서 일정 조율
北 핵미사일 실전배치 선언땐 사드 또는 SM-3 추가도입 검토
지역여론 밀려 ‘최적지’ 번복 오점… 軍 “처음엔 사유지 고려안해” 변명
눈총 피하려 공식발표 회견도 취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가 경북 성주군 초전면의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롯데골프장·달마산 일대)으로 30일 최종 확정되면서 부지매입 협의 등 후속 배치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도발 대응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가 존망이 걸린 중대 안보 현안 결정 과정이 지역 여론에 밀려 번복되는 잘못된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이 많다.


○ 힘 받는 조기 배치론


 한국과 미국은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사드의 구체적인 배치 일정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그동안 한미 군 당국은 2017년 말까지 사드 배치를 끝낸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하지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성공, 북한의 5차 핵실험 등 핵위협이 가속화됨에 따라 배치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앞서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도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북한의 위협을 거론하면서 “사드 배치를 가속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군 관계자는 “미 본토에서 운용 중인 사드 포대를 한국으로 옮겨올 경우 내년 상반기 중에도 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내년 대선(12월) 전에 사드 배치가 마무리될 것임을 시사했다.


○ 지역민 반대로 두 달여 만에 번복 오점

 군 당국이 7월 13일 경북 성주군의 성산포대를 ‘사드 최적지’로 발표했다가 79일 만에 이를 번복한 것은 큰 오점으로 지적된다. 당초 예산과 배치 기간 등을 고려해 국유지를 대상으로 사드 부지를 선정했던 군은 초기부터 사유지(롯데골프장)를 고려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사적 효용성이 성산포대와 같고, 주민 반대와 예산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부지를 애초부터 고려 대상에서 배제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북한의 핵공격을 방어할 핵심 무기의 배치 장소가 주민 여론에 휘둘려 변경된 것은 ‘안보 우선 원칙’을 허무는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내년 대선에서 TK(대구경북) 지역의 표심을 의식한 청와대의 정치적 고려가 사태를 더 꼬이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 이번과 유사한 사안에서 국방부가 원칙을 지키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30일 한미공동실사단의 사드 제3부지 평가결과를 언론에 공식발표하는 대신 보도자료 배포로 대체해 논란이 일었다. 군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지역민들을 고려한 조치라고 해명했지만 사드 부지 번복에 따른 비판의 화살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만큼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중국과 이를 악용할 북한 변수 등을 고려해야 하는 예민한 사안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사드 추가 배치, SM-3 도입론 급물살

 롯데골프장에 사드 1개 포대가 배치돼도 북한의 핵공격 시 한국의 최대 3분의 2만 방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 뒤 핵무기 실전배치를 선언할 경우 사드 포대의 추가 배치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의 패트리엇(PAC-2) 미사일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힘들고,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방어를 위한 신형 패트리엇(PAC-3) 미사일도 2018년부터 배치될 예정이어서 사드 추가 배치 외엔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 실전배치를 선언하면 미 본토에 운용 중인 사드 전력 가운데 1개 포대를 추가로 한국으로 전개하거나 한국이 1개 포대(약 2조 원)를 구매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핵공격 위협이 현실화되면 사드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핵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이지스함 발사용 SM-3 요격미사일 도입 방안도 적극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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