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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76% “뭔가에 빠져 사는 사람 부러워”

입력 | 2016-10-01 03:00:00

[토요판 커버스토리/ 달라진 덕후의 위상]
4명 중 1명꼴 “덕후 성향 있다”




 변화한 덕후의 위상은 빅데이터 분석으로도 입증된다.

 동아일보와 SK플래닛은 2014년 9월 12일에서 2016년 9월 11일까지 온라인에서 작성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로그 게시물, 뉴스 댓글 등 게시물 9699만7544건을 분석해 ‘덕후’ 혹은 이와 유의어로 사용되는 ‘오덕후’ ‘오타쿠’ 등의 사용 빈도와 이 단어들과 관련이 높은 단어가 무엇인지 조사했다.

 우선 ‘덕후’ 혹은 이와 유의어인 ‘오타쿠’를 언급하는 빈도 자체가 급증했다. 최근 1년(2015년 9월 12일∼2016년 9월 11일)간 ‘덕후’나 ‘오타쿠’가 언급된 횟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7배(166%) 증가했다.

  ‘덕후’ 관련 키워드를 출현 빈도순으로 정리해 보니 ‘보다’ ‘같다’에 이어 ‘좋다’가 3위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어서 ‘사람’ ‘가다’ ‘알다’ ‘나오다’ 등이 10위권 내에 올랐다. 주로 긍정적인 가치를 담고 있거나 사회적 관계에 관련된 단어가 많았다.

 좋아하는 대상을 가리키는 관련 키워드를 따로 모았을 때도 변화가 보였다. ‘아이돌’(23위) ‘애니’(38위) 등 흔히 덕후들의 취미로 알려진 분야도 여럿 나왔지만 ‘먹다’(11위) ‘라면’(47위) ‘그림’(89위) 등 좀 더 일상적인 생활을 가리키는 단어도 여럿 등장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연관 키워드 상위 100개를 분석한 결과 최근 ‘덕후’의 특징은 긍정적인 삶의 가치를 영위하며, 사회적 공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분야나 취미에 대해 아낌없이 지출하는 ‘극단적인 가치 소비자’인 만큼 불황에도 덕후를 대상으로 한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7월 22∼27일 만 19∼5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덕후 관련 설문조사에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우선 실제 자신에게 ‘덕후 성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27%로, 4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또 연령대가 낮을수록 ‘뭔가에 빠져 열심히 사는 사람이 부럽다’고 답한 비율이 높은 것(20대 76.4%, 30대 68.8%, 40대 64.4%, 50대 56.4%)으로 나타났다. 취미생활에 열심히 관심을 갖는 것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는 비율(78.7%)도 높았다. 또 2명 중 1명(48.3%)은 요즘 시대는 덕후들처럼 한곳에 많은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라고 응답했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스스로를 덕후로 규정하는 이들의 수가 상당히 많을 뿐만 아니라 ‘덕질’을 한다는 것은 곧 구매력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며, 이 같은 취미생활이 가능한 이들을 부러워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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