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숨진 고 백남기씨(69)의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사인을 두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회가 “해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30일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누차 강조하셨던 원칙이 바로 우리가 공부하고 실습하는 병원에서 위배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사회적 혼란이 생겼다는 것에 마음을 아파하게 됐다”며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서울대병원은 백 씨의 사망진단서에 직접사인 심폐정지, 중간선행사인 급성신부전증, 선행사인 급성경막하출혈 등을 사망 원인으로, 사망 종류를 ‘병사’로 기재해 유가족과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의 수정 요구를 받고 있다.
이어 “‘물대포’라는 유발 요인이 없었다면 故 백남기 씨는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므로 고인의 죽음은 명백한 ‘외인사’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또 “직접사인으로 ‘심폐정지’를 쓰면 안 된다는 것은 국가고시 문제에도 출제될 정도로 기본적인 원칙이지만 버젓이 기재되었고, 사망의 종류는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표기되어 있었다”는 말로 백 씨의 사망진단서에 대한 해명을 촉구했다.
학생회는 “아직 학생인 저희의 눈에 이토록 명백한 오류를 선배님들께서도 인지하고 계셨으리라 짐작한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은 이 오류에 대해 전문가 집단으로서 걸맞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토록 명백한 오류가 단순한 실수인지, 그렇다면 왜 이를 시정할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 만약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면 어떤 이유에서 이런 논란이 빚어지게 되었는지 해명을 듣고 싶다”며 서울대병원의 자정을 촉구했다.
앞서 유가족과 투쟁본부 역시 “(백씨의 사망 종류를) ‘병사’라고 표기한 이유에 대해 밝혀주길 바란다”며 “’병사’라는 기재가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사망진단서를 수정할 용의가 있는지, 수정할 수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밝혀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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