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18세 생일을 맞는 회원국 국민 전원에게 한 달 동안 유럽철도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인터레일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해 선심성 정책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지난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유럽의회 연설에서 "젊은이들의 EU 소속감을 높이겠다"며 이 같이 제안했다. 유럽의회는 이번 주 중에 표결로 실시 여부를 확정한다.
제안이 통과되면 EU 회원국 국민이면 누구나 18세 생일에 한 달간 30개 회원국을 철도로 무제한 여행할 수 있는 약 479 유로(약 58만 9000원) 상당의 인터레일 패스를 선물로 받게 된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인터레일이 다니지 않는 국가에서는 버스나 페리 같은 다른 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EU 회원국 국민 중 18세인 540만 명의 50¤70%가 제안을 받아들인다고 가정할 때 1년에 약 15억 유로(약 1조845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 제안을 두고 "EU의 뇌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지아니 피텔라 유럽의회 사회민주당 대표는 "나는 이것이 EU가 최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안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청년을 위한 일자리 마련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노동당 소속의 데이비드 캠벨 배너만 유럽의회 의원은 "유로존이 직면한 경제 문제를 도외시한 엄청난 돈 낭비"라고 비판했다. 여행할 여유가 있는 부유한 EU 회원국 국민들은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실업률이 높은 그리스나 스페인 청년들은 '언감생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