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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중단했지만…” 부산교통공사 노사대립 ‘불씨’ 여전

입력 | 2016-10-04 03:00:00

노조 “시민불편 고려해 잠정 중단, 교섭 결렬땐 21일부터 2차 파업”
사측은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




부산지하철노조가 지난달 28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교통공사는 불법 파업 선전과 명분 없는 직위해제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부산교통공사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했다.

 지난달 27일 파업에 들어간 부산지하철노조는 지난달 30일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노조는 파업을 중단하면서 “시민 불편을 고려해 협상을 재개하는 것일 뿐 결코 파업을 철회한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달 6일부터 교섭을 재개하고 결렬될 경우 21일부터 2차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파업 중단을 환영한다.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교통공사 노사는 7월 21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8차례 임단협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임금 4.4%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동결하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또 노조는 내년 4월 개통하는 도시철도 1호선 다대선 연장 구간을 위해 신규 인력 269명의 채용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기존 노선 인력 178명을 줄여 재배치하고 신규 인력은 5명만 충원하겠다고 맞섰다.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는 협상 테이블에 올려 보지도 못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7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앞서 사측은 지난달 21일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한 노조의 교섭 거부’를 이유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다. 이어 조정 기간이 15일인데 조정 결정을 기다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이는 파업 첫날부터 노조 간부 등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848명을 모두 직위해제한 명분이었다. 사측의 전례 없는 초강수에 일부 노조원이 업무 복귀를 신청하면서 노조의 파업 동력은 잠시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곧 전세가 역전됐다. 사측이 지난달 28일 열린 부산지방노동위원회 특별조정위원회에서 스스로 조정 신청을 취하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조정위원회가 각하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자 사측이 알아서 신청을 취하했다. 이번 파업이 불법이라는 사측 주장이 허위임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조정위원들은 노사가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를 자율적으로 협상해 보지도 않고서 이 문제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검찰 고소로 즉각 공세를 펼쳤다. 이들은 “사측이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노조 지도부와 파업 참가자 전원을 직위해제한 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박종흠 부산교통공사 사장 등 임직원 7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어 박 사장을 협박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조합원들에게 이번 파업과 관련해 사장 명의로 협박성 메시지를 발송했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가 임단협에서 다루지 않은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를 위해 민노총 공공운수노조의 연대 파업에 참가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사는 운영 정상화를 위해 단순 파업 참가자의 직위해제 처분을 취소했지만 노조 간부 등 40명의 직위해제는 유지한 상태다.

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