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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과학 또 경사… 3년 연속 노벨상

입력 | 2016-10-04 03:00:00

생리의학상에 오스미 교수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71)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 시간) ‘오토파지(Autophagy·자가포식)’ 현상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한 공로를 인정해 오스미 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오토파지는 세포 내 불필요한 단백질이나 손상된 소기관을 분해하는 현상으로 오스미 교수는 ‘세포 내 청소부’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발견한 것이다. 일본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고, 2014년 노벨물리학상을 포함하면 3년 연속 노벨과학상 수상이다.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이날 “세포의 생리작용을 조절하는 핵심 현상을 발견해 각종 질병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오스미 교수는 도쿄대에서 이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74년 미국 록펠러대에서 유학했다. 이때부터 빵 반죽에 쓰이는 효모를 이용한 세포 내부 움직임을 조사하는 연구를 시작해 오토파지 현상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1993년 최초로 발견했다.

 그는 이날 수상 소식을 들은 뒤 “저처럼 기초적인 생물학을 계속해 온 사람이 이런 형태로 평가받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젊은이들에게 과학은 모두가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도전이 중요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토파지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로, ‘자신’을 뜻하는 ‘Auto’와 ‘먹는다’를 뜻하는 ‘phagein’이 합쳐져 ‘스스로를 먹는다’는 의미다. 세포는 오토파지를 통해 빠르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며, 세포 안에 들어온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없앨 수도 있다. 최근에는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등에 공통된 신경세포에서의 이상단백질 축적을 막는 역할을 하며 암세포 증가를 막거나 노화 억제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백성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오토파지 분야는 일본의 주도로 연구가 시작됐고, 또 이 현상을 최초로 발견한 오스미 교수가 수상한 건 당연해 보인다”며 “생물학 연구부터 의학적 치료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되며 앞으로도 연구될 것이 많은 분야”라고 말했다.

 오스미 교수는 총 800만 크로나(약 10억 원)의 상금과 메달, 상장을 받는다.

 이번 수상은 특히 2011년 노벨화학상 이후 5년 만의 단독 수상이다. 노벨상은 최대 3명까지 받을 수 있으며 보통 2, 3명이 공동으로 수상하지만 이번 노벨생리의학상은 오스미 교수 혼자 받았다. 이번 수상을 포함해 일본은 지금까지 물리학상(11명), 화학상(7명), 생리의학상(4명), 문학상(2명), 평화상(1명) 등 총 25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한편 일본 열도는 2000∼2002년에 이어 14년 만에 3년 연속 노벨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환호에 휩싸였다. NHK는 이날 오후 9시 메인뉴스를 30분 연장한 특집 방송을 내보냈으며 신문들은 일제히 호외를 만들어 뿌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일본인으로서 긍지를 느낀다”며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빛을 주었다”고 밝혔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