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미국은 소련을 한참 얕봤다. 니키타 흐루쇼프 공산당 서기장이 “수소폭탄을 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갖고 있다”고 호언해도 허풍으로 치부했다. 국력에서 소련을 능가한다는 자신감이 착각이었음이 판명되면서 미국은 절치부심했다. 항공우주국(NASA)을 만들고 과학기술 분야에 엄청난 예산을 쏟았다. 교육도 기초학문을 중시하는 쪽으로 대폭 개편했다. 1969년 7월 21일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 표면을 밟으면서 미국은 비로소 우주개발 경쟁에서 역전하게 된다.
▷2011년 1월 25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신년 국정연설에서 “지금 우리 세대는 (또 다른) 스푸트니크 모멘트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부상(浮上)을 지적하면서 연구와 교육에 대한 대대적 투자방침도 밝혔다. 그때 오바마가 모범적 사례로 꼽은 것이 한국의 교육과 인터넷 인프라 구축이었다. 5년이 지난 지금, 이번엔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도 핵으로 타격하겠다고 큰소리치는 상황이 됐다.
한기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