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출판박물관 북디자인展
유명 화가, 서예가가 표지를 디자인한 책은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김환기가 표지를 맡은 ‘제3인간형’, 김기창의 ‘무화과’, 장욱진의 ‘내가 본 어제 와 오늘’, 천경자의 ‘역사는 흐른다’, 정현웅의 ‘한하운 시초’. 삼성출판박물관 제공
이름만으로도 화려한 이들이 모였다. 회화전이 아니다. 이들이 디자인한 단행본을 모은 전시회다. 서울 종로구 비봉길 삼성출판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책이 된 예술, 예술이 된 책’ 기획전에는 유명 작가들이 디자인한 책을 만날 수 있다.
일제강점기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책의 표지나 면지(표지 안쪽) 등을 꾸미는 장정(裝幀)은 주로 화가들이 맡았다.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주요 화가와 삽화가, 서예가 대부분은 책의 표지화와 삽화, 표지 글씨인 제자(題字) 작업에 참여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화가인 김용준 정현웅 길진섭 구본웅 남관 윤명로와 삽화가인 김용환 김영주 이승만 김세종을 비롯해 서예가인 김충현 김응현 손재형 등 작가 65명의 손길이 깃든 책 117권을 감상할 수 있다.
이병도의 수필 ‘내가 본 어제와 오늘’(1966년) 표지는 그의 사위인 장욱진이 디자인했다. 박태원의 소설 ‘천변풍경’(1947년)의 장정은 동생인 박문원이 맡았다.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장은 “우리 출판물이 구현했던 뛰어난 예술성을 감상하고 책과 예술의 새로운 융합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말까지로, 이달 12일까지는 무료다. 관람료는 일반 3000원, 학생 2000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