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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게놈 정밀분석… 맞춤藥 개발 길 열려

입력 | 2016-10-06 03:00:00

서정선 서울대 교수팀 네이처 논문… 몰랐던 유전체 정보의 93% 밝혀내




 서울대 연구팀이 기존에 인류가 알지 못했던 유전체(게놈) 정보 중 93%를 새로 밝혀냈다. 현존하는 유전체 분석 결과 가운데 가장 완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한국인 체질에 꼭 맞는 맞춤형 의약품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6일자에 서정선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장이 한국인 유전체 대부분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싣고 “가장 완벽한 유전체 분석 결과”라고 평가했다.

 인간의 유전정보를 총망라한 ‘표준유전체’는 미국 등 5개국의 공동연구로 2003년 기본 구조가 밝혀졌다. 약 30억 개의 염기서열로 이뤄져 있는데, 지금까지도 각 서열의 기능을 꾸준히 규명해 나가고 있으나 190개 곳에서는 염기서열 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이 부분을 일명 ‘갭(Gap)’이라고 하는데, 서 소장 팀은 이번 연구 과정에서 갭 105개(55%)의 역할을 추가로 알아냈다. 부분적인 구조만 알아낸 것을 포함하면 모두 177개로, 그동안 인간이 알지 못하던 염기서열 정보 중 93%를 밝혀낸 것이다.

 연구팀은 특히 이번 연구 과정에서 한국인의 세포로 유전체를 분석했다. 이 결과를 표준유전체와 비교한 결과 약 1만8210개 구조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중 1만1175개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형태였다. 의약품은 대부분 서양에서 개발되기 때문에 한국인 유전체와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항암제 ‘이마티닙’은 아시아인 12%에게 효과가 없다. 이번 성과를 적용하면 이런 원인을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 소장은 “표준유전체는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아시아인 10만 명의 유전체를 추가로 분석해 맞춤형 의학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수빈 동아사이언스 기자 sb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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