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대입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려면 자율형사립고가 유리할까, 일반고가 나을까?’
‘학종’으로 불리는 이 전형은 대입의 대세가 됐다. 2017학년도에 학종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전체 수시 모집인원의 29.5%(7만2767명)로 2016학년도(27.9%, 6만7231명)보다 5536명이나 늘었다. 서울의 15개 대학으로 좁히면 학종 선발 비중은 50.3%(1만5956명)까지 올라간다.
이러니 학부모 근심이 클 수밖에 없다. 자사고는 일반고보다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운영하니 스펙을 쌓기는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자녀 성적이 상위권이 아니라면 괜히 다른 학생 내신만 올려 줄까 두렵다. 그런데 입시에 무관심한 일부 일반고 교사는 ‘셀프 학생부’를 써오게 한다는 말도 생각나고, 이름 없는 학교는 대학에서 무시해 학종에 불리할 것만 같다.
학부모의 이런저런 고민에 더욱 불을 지핀 기사가 최근 있었다. 정시와 비교해 수시 학종에서 일반고 학생이 유리하다는 보도였다. 정시보다 학종에 합격한 일반고 학생 비율이 높다는 걸 근거로 삼았다. 얼핏 그럴듯하지만 이걸 읽고 일반고 진학이 유리하다고 확신한 학부모는 거의 없을 것이다. 출신 학교별 지원자 수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고3 전체 학생(60만9144명) 중 일반고 재학생이 71.9%(43만7976명)로 압도적으로 많다. 특목고는 2만1911명, 자율고(자공고 포함)는 4만6967명뿐이다. 한 유명 입시정보업체 관계자도 “지원자 대비 합격생의 출신 고교를 비교하면 특목고나 자사고 출신 비율이 훨씬 올라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가 공개한 2016학년도 학종 일반전형 합격자 중 일반고 출신의 지역별 현황을 분석해보니 서울 지역 합격생 중 53.9%가 강남 서초 송파 지역이었다. 전국으로 보면 강남 3구 합격생 비율은 21.4%였다. 이런 쏠림 현상을 무시하고 무조건 일반고가 학종에 유리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