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강소기업이 답이다]<5>주방용품 제조 기업 ‘네오플램’
네오플램은 본사 이전 후 강원 지역 인재를 대규모로 채용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지난해 9월 강원도민 일보와 강원경영자총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강원고용대상’을 수상했다. 네오플램 제공
김희주 씨(28·여)는 강원 원주시에 있는 주방용품 제조 전문기업 ‘네오플램’에서 마케팅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 씨에게 네오플램은 두 번째 회사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서울의 유명 기업을 다니던 지난해 1월 이곳으로 이직했다. 많은 사람이 지방에서 서울로,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하려는 것과는 대조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직장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직원 4년 만에 2.8배 증가한 강소기업
네오플램의 임직원은 468명. 4년 전(165명)보다 2.8배로 늘어났다. 설립 당시 네오플램의 본사는 서울이었다. 하지만 2014년 9월 본사를 원주로 이전하면서 공장을 증설했다. 이전 당시 많은 직원이 한꺼번에 회사를 떠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규모 인력을 채용했다. 특히 ‘우수한 지역 인재 채용’을 핵심 과제로 삼고 지역 인재를 선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김 씨가 네오플램으로 이직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원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 씨는 “집에서 출퇴근할 수 있고 마케팅 기획 업무를 계속할 수 있는 직장을 찾던 중에 네오플램을 알게 됐다”며 “마침 회사에서도 마케팅 기획 담당자를 뽑고 있어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네오플램은 임직원 중 김 씨처럼 지역 인재 비율이 높다. 최근 2년 동안 새로 뽑은 직원 46명 중 27명(58%)이 강원 원주와 횡성 출신이다. 또 인재 육성을 위해 취업을 원하는 학생을 채용해 직업훈련을 해주는 ‘일·학습 병행제’를 실시하고 있다.
네오플램 신입사원의 기본 연봉은 2800만 원 수준.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는 별도다. 김 씨는 “이전 직장보다 월급은 줄었지만 업무 만족도가 훨씬 높아 현재 직장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라고 꼽았다. 그는 “이전 직장에서는 윗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기에 바빴지만 지금은 내가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준비한 일이 실제 제품에 반영되는 것을 보면서 회사와 내가 함께 성장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업무에 대한 보람이 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애사심도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자유롭고 유연한 조직문화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네오플램이 2014년 본사를 강원 원주시로 이전하면서 새로 증설한 원주 공장 전경.
임직원 10명 중 4명(38.7%)이 여성인 만큼 여성의 근무환경 개선에도 적극적이다. 제도적으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보장돼 있더라도 눈치가 보여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게 대다수 직장 여성의 현실이다. 그래서 네오플램은 출산휴가를 쓴 직원은 자동으로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위해 지난해 1월부터 매주 금요일은 오후 5시에 전 직원이 퇴근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이런 노력의 성과로 네오플램은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일가(일과 가정)양득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네오플램 관계자는 “직원들과 함께 ‘평생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직장을 정할 때 급여 수준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만족하고 보람을 느끼며, 성장할 수 있는 직장을 고르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김호경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