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샹, 北 구리 등 독점 수입”… 불법거래 드러나면 파장 커질 듯
북한 광물자원을 가장 많이 수입한 중국 기업은 북한과의 불법 거래로 최근 당국의 조사를 받는 훙샹(鴻祥)그룹이 아닌 완샹(萬向)그룹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5일 중국 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훙샹그룹이 북한으로부터 수입해 들인 광물은 완샹그룹의 수입량에 비하면 극히 적다”며 이같이 전했다.
소식통은 완샹그룹이 광물자원이 풍부한 북한 양강도의 구리, 중석, 몰리브덴 등 광물을 독점적으로 수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완샹그룹은 자회사인 ‘완샹자원유한공사’를 내세워 북한 채취공업성과 함께 지분 51 대 49의 비율로 ‘혜중광업합영회사’를 차린 뒤 ‘혜산청년광산’에서 생산된 구리정광과 아연정광, 김정숙군 ‘용하광산’에서 생산된 몰리브덴 정광을 100% 수입하고 있다. 양측은 발생한 수익도 투자 비율로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완샹그룹이 대북 투자금 5억6000만 위안(약 932억 원)을 날렸다는 보도가 2013년 중국 언론에 나왔지만 이후 양측의 합의로 현재 합작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샹그룹이 북한에 주는 대가가 현물인지 현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최대 자동차부품 기업인 완샹그룹은 미국 GM, 포드사의 납품업체인 동시에 미국 20여 개의 기업을 사들이거나 투자하는 등 대미 교역 규모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기업이다. 완샹그룹의 루관추(魯冠球·71) 회장의 자산은 650억 위안(약 97억 달러)으로 2015년 미국 경제지 ‘포천’이 발표한 중국 부호 10위에 올랐다. 이런 글로벌 기업이 유엔 제재를 어기고 북한과 불법 거래를 했다는 RFA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훙샹그룹이 현지 공안의 조사를 받은 직후 북한과 거래하던 중국 기업들이 몸을 사리면서 압록강철교를 통과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대형 화물차량이 거의 사라졌다고 RFA는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