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오룡·서대전네거리역 (시내버스 613, 701번)
○ 어머니 손맛 백반집과 소고기국밥
중구 용두동 오룡역 8번 출구 동아일보 대전지사 뒤편 대성돌구이 여주인 이행자 씨(70)는 아는 사람만이 아는 ‘밑반찬의 고수’다. ‘돌구이’ 간판처럼 고기도 취급하지만 이 집의 매력은 바로 백반에 곁들여지는 밑반찬. 전북 군산시 임피가 고향인 이 씨가 고향에서 직접 가져온 식재료로 반찬을 만든다. 정성스럽게 돌려 감아 담근 하얀 배추포기김치, 멸치액젓을 적당히 버무려 담근 파김치, 오이지 등 30년 식당을 운영해온 ‘전라도 아지매’답게 맛깔스러운 밑반찬을 내놓는다. 요즘은 버섯이 상에 자주 오른다.
김용기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시지회장이 운영하는 ‘원조 태평소국밥’은 태평동5거리에서 소고기국밥을 전통비법 그대로 최고 재료만을 엄선해 만든다. 2007년부터 한우 등으로 만든 소고기국밥으로, 국물 맛이 담백하고 개운해서 줄서서 먹는 곳이다. 한우내장탕과 한우육사시미도 인기다.
○ 밤마다 불야성 이루는 서대전네거리 먹자촌
대전 오류동음식특화거리에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많지만 2006년부터 돼지보쌈 하나로 전국적 명성을 떨치고 있는 항아리보쌈이 으뜸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한식과 양식부에서 20년 근무한 조리사 출신인 나득운 대표 부부가 운영하는 이곳은 10년 동안 단골손님을 위해 가격을 한 번밖에 올리지 않아 아직도 착한 가격을 유지한다. 최근에는 별관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돼지 삼겹살 부위를 된장, 생강 등 10가지 특수재료를 넣고 1시간 정도 삶아낸다. 편육으로 썬 수육은 항아리 뚜껑에 부채살처럼 펼쳐 담아 나오는데 한 폭의 수채화처럼 화려하다.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없고 쫀득쫀득한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하다. 특히 잡내가 없이 깔끔한 게 특징이다.
종로매운갈비찜은 술집이지만 술을 마시다 밥을 곁들여 먹는 곳이다. 열전도율이 높은 ‘개밥그릇’을 연상시키는 양은냄비에 갈비를 졸여먹고 밥도 볶아 먹는다. 갈비 살점이 야무지게 붙어있고 잇몸으로 뜯어먹어도 충분할 만큼 부드럽다. 게다가 중독성 강한 매운맛이 어쩌면 매운갈비찜의 원조인 대구 동인동 골목의 식당갈비찜을 연상시킨다. 마지막엔 남은 양념에 김가루 듬뿍 넣어 볶음밥으로 마무리한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공동기획: 대전시 대전도시철도공사 대전시버스운송사업조합
※ 이 시리즈는 격주 금요일에 게재됩니다. 10월 21일에는 대전 중구청역, 중앙로역 주변 맛 집 이야기가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