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준비 안된 한국사회]<下> 고령 행복의 비결
임 씨 부부는 각각 병원비 30만 원, 근로소득 50만 원 등 한 달에 최소 100만 원 이상의 소득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노후 준비에서 건강, 여가 활동 등 비(非)재무 분야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 은퇴 전부터 건강 프로그램 짜야
전문의들은 40대 중후반, 늦어도 50대 초반부터는 운동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40대부터 5년 단위로 자신만의 운동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 좋다. 40, 50대 남성은 체력 유지와 근골격계 기능 향상을 위한 운동(조깅, 수영, 등산)을 스트레칭과 병행해야 한다. 중장년 여성은 줄넘기, 달리기, 에어로빅 등으로 뼈엉성증(골다공증), 퇴행성 질환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노년기(65세 이상)의 경우 퇴행성관절염이 많은 탓에 달리기 같은 운동은 오히려 해롭다. 걷기, 고정식 자전거 등을 한 번에 30∼50분, 주 5, 6일 실시한다. 보건사회연구원이 1년간 운동교실에 참석한 노인 2285명과 참석하지 않은 노인 2442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전자는 진료비가 연간 15만7000원이나 감소했다.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장은 “한 번에 장시간 운동하는 것보다 여러 번 나눠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은퇴 10년 전부터 ‘취미 2개’
고령이 되면 하루 평균 7시간 이상의 여가 시간이 생긴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노년의 삶의 질이 좌우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하지만 한국 노인의 83.1%가 여가 시간에 TV 등 영상 시청을 하는 것이 현실.
또 취미는 ‘실외’와 ‘실내’로 나눠 갖는 것이 좋다. 75세가 넘어가면 밖에서 하는 취미 활동이나 동호회 등은 자주 참석하기 어렵다. 80세 이후에도 유지하려면 악기 연주, 공예 등 실내에서 가능한 취미 활동이 좋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시설에서 운영하는 각종 취미교실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권장된다. 비용이 저렴한 데다 대인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내에는 외국에서는 흔한 ‘실버 레스토랑’ 하나 없다. 노인 취미 활동이 활성화되도록 사회 문화적 혜택과 인프라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종 zozo@donga.com·김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