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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취미활동으로 건강관리… “한달 30만원 연금 받는 셈”

입력 | 2016-10-07 03:00:00

[노후 준비 안된 한국사회]<下> 고령 행복의 비결




 임순희 씨(82·서울 강동구)는 2년 전만 해도 무릎이 쑤시고 펴지지 않아 고통 속에 생활했다. 어지럼증까지 심해져 한 달에 20만∼30만 원은 병원비로 써야 했다. 이때부터 임 씨는 노인정 운동교실에 나가고 집 주변을 산책하면서 근력을 키웠다. 그의 병원비는 절반으로 줄었다. 임 씨의 남편(83)은 고령에도 건강하게 주차관리 일을 하고 있다.

 임 씨 부부는 각각 병원비 30만 원, 근로소득 50만 원 등 한 달에 최소 100만 원 이상의 소득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노후 준비에서 건강, 여가 활동 등 비(非)재무 분야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 은퇴 전부터 건강 프로그램 짜야

 노년에는 젊을 때보다 의료비가 3∼4배나 더 들어간다.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73세. 반면 기대수명은 82.3세(2016년 기준)다. 10년 가까이 질병과 싸우며 노년을 보낸다는 뜻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노인조사(2014년)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89.2%가 당뇨병, 고혈압 등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반면 일주일에 150분(권장 시간)을 운동하는 비율은 43.9%에 불과했다. 41.9%는 아예 운동을 하지 않았다. 이를 반영하듯 65세 이상 노인의 1인당 진료비는 연 343만 원(2015년 기준)으로 전년에 비해 6.5% 증가했다.

 전문의들은 40대 중후반, 늦어도 50대 초반부터는 운동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40대부터 5년 단위로 자신만의 운동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 좋다. 40, 50대 남성은 체력 유지와 근골격계 기능 향상을 위한 운동(조깅, 수영, 등산)을 스트레칭과 병행해야 한다. 중장년 여성은 줄넘기, 달리기, 에어로빅 등으로 뼈엉성증(골다공증), 퇴행성 질환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노년기(65세 이상)의 경우 퇴행성관절염이 많은 탓에 달리기 같은 운동은 오히려 해롭다. 걷기, 고정식 자전거 등을 한 번에 30∼50분, 주 5, 6일 실시한다. 보건사회연구원이 1년간 운동교실에 참석한 노인 2285명과 참석하지 않은 노인 2442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전자는 진료비가 연간 15만7000원이나 감소했다.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장은 “한 번에 장시간 운동하는 것보다 여러 번 나눠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은퇴 10년 전부터 ‘취미 2개’

 고령이 되면 하루 평균 7시간 이상의 여가 시간이 생긴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노년의 삶의 질이 좌우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하지만 한국 노인의 83.1%가 여가 시간에 TV 등 영상 시청을 하는 것이 현실.

 여가 활용은 습관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취미, 문화 활동도 은퇴 전부터 가져야 한다. 조현섭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종합상담 차장은 “은퇴 시점에 취미를 만들면 나이 탓에 몰입이 안 돼 진정한 자기 취미로 정착되지 않는다”며 “은퇴 10년 전부터는 지속성을 가진 취미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의 숙련도를 갖는 것이 좋다. 문화해설사, 바둑 강의를 잘한다면 재능기부는 물론이고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 수도 있다.

 또 취미는 ‘실외’와 ‘실내’로 나눠 갖는 것이 좋다. 75세가 넘어가면 밖에서 하는 취미 활동이나 동호회 등은 자주 참석하기 어렵다. 80세 이후에도 유지하려면 악기 연주, 공예 등 실내에서 가능한 취미 활동이 좋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시설에서 운영하는 각종 취미교실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권장된다. 비용이 저렴한 데다 대인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내에는 외국에서는 흔한 ‘실버 레스토랑’ 하나 없다. 노인 취미 활동이 활성화되도록 사회 문화적 혜택과 인프라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종 zozo@donga.com·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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