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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패닉 유권자가 12%… 트럼프 막말로 투표율 오를 듯

입력 | 2016-10-08 03:00:00

[美대선 한달 앞으로]캐스팅보트 역할 커진 소수 인종
아시아계 인구도 15년새 46%증가… 이민정책 따라 민주당에 우호적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5일(현지 시간) 네바다 주 일대를 도는 강행군을 했다. 미국 전체 평균(17%)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28%를 차지하는 히스패닉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트럼프는 히스패닉을 성폭행범으로 묘사하고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탓에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세가 강했던 네바다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클린턴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가 4일 부통령 후보 토론에서 “그 멕시코 관련한 것(that Mexican thing)”이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케인 상원의원(버지니아)이 트럼프의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문제를 거론하자 “또 멕시코 타령이냐”며 한 말인데, 히스패닉 비하가 아니냐고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선 것이다. 클린턴 캠프는 ‘ThatMexicanThing.com’이란 인터넷 사이트를 열어 이를 검색하면 클린턴 홈페이지로 자동으로 옮겨가도록 하는 등 트럼프 측을 몰아붙이고 있다.

 투표 31일을 앞둔 현재 여전히 안갯속인 미 대선전에서 소수 인종의 입김이 어느 때보다 강해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들 인구가 급증했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14년 말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백인을 제외한 소수 인종은 1억2100만 명(백인 히스패닉 포함)으로 전체 3억1900만 명의 38%를 차지한다. 히스패닉은 55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7%. 흑인은 4000만 명(13%), 한국인 등 아시아계는 1700만 명(5%)이다.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로 주목받던 히스패닉은 이번 대선에서 그야말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11월 8일 대선일 기준으로 히스패닉 유권자는 2730만 명으로 추산된다. 미 전체 유권자의 12%로 2014년 중간선거 당시 11%보다 1%포인트 늘어났다.

 문제는 히스패닉 유권자가 얼마나 선거에 나설지이다. 그동안 히스패닉들은 백인은 물론이고 흑인보다도 투표율이 확연히 낮아 많은 인구수에 비해 뚜렷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08년 대선에선 백인이 66.1% 투표한 반면 히스패닉 투표율은 49.9%에 그쳤다. 2012년 대선에서도 백인 64.1%, 흑인 66.6%였고 히스패닉은 48.0%였다. 올해는 트럼프의 막말 등으로 히스패닉의 정치적 관심이 높아져 투표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인 등 아시아계도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계는 지난 15년간 미국 내 인구가 46% 증가할 정도로 폭발적인 신장세다. 전체 대비 투표율도 2008년 대선 당시 2.5%에서 2012년에는 2.9%까지 올랐고 올해 대선에선 3%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시아계도 트럼프의 초강경 이민 정책 등으로 이전보다 민주당 지지로 돌아서고 있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아시아아메리칸태평양계연합(AAPI)이 5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아시아계 유권자 중 55%가 클린턴을 지지했다. 반면 트럼프 지지율은 14%에 그쳤다. 한국계 유권자는 클린턴 63%, 트럼프 10%로 민주당 지지가 압도적이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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