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한달 앞으로]표심 변화시킬 두 후보 약점은
선거 막판 후보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는 유권자의 표심(票心)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 언론들은 “올해 대선은 역대 가장 비호감 후보 2명이 ‘예전엔 예상할 수 없었던 말과 행동’을 쏟아내고 있다. 남은 한 달 동안에도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고 전한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70)는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한 뉴욕타임스(NYT)가 특종 보도한 ‘납세 자료’ 수렁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자가 만난 뉴욕 월가 인사들은 “큰 손실을 본 트럼프가 소득세를 안 낸 건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그 손실이 ‘성공한 비즈니스맨’이란 트럼프의 이미지에 큰 손상을 준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최근 “이처럼 온갖 구설과 악재를 다 겪은 트럼프보다 안정적 이미지를 강조해온 클린턴이 남은 대선 기간 중 치명적 실수를 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가장 우려되는 건 건강 문제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지난달 11일 9·11테러 15주년 기념식에서 사실상 실신했던 클린턴이 비슷한 모습을 선거에 임박해 한 번만 더 보여주면 선거 결과는 (트럼프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린턴은 트럼프에 대해 “군 최고통수권자의 자질도, 기질도 못 갖춘 인간에게 핵 버튼을 맡길 수 없다”고 공격해 왔는데 건강 문제가 불거지면 같은 논리(“자기 몸도 못 가누는 대통령에게 핵 버튼을 맡길 수 있느냐”)로 역공을 당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