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부정청탁 가장 큰 피해” 지역감정 자극 발언 논란
野 “공직자 모독… 사과하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8일 “부정 청탁 때문에 가장 피해를 본 지역이 호남”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의 순기능을 강조하려는 취지였지만 지역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전북 축산농가와의 간담회에서 “호남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가. 인사 청탁”이라며 “‘내가 고등고시 합격해 성적도 좋고 능력도 발휘했는데, 호남 놈이라고 진급이 안 된다. 너무 억울하다. 진급 좀 시켜 달라’고 하는데 왜 호남 사람들이 이런 일을 당할 수밖에 없느냐”고 반문했다. 영남 등 비호남 출신들이 지연, 학연으로 얽힌 ‘권력 윗선’에 인사 청탁을 하면서 공직 인사에서 호남 출신이 소외됐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원래 김영란법이 나쁜 법이 아니다”라며 “부정 청탁을 금지하는 이 법이 앞으로 우리 호남 출신들, 억울하고 인사에서 불이익을 많이 받아 왔던 많은 사람들한테 확실히 (인사 청탁의) 고리를 끊어줘 매우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직격탄을 맞고 있는 축산농가를 달래기 위해 김영란법에 순기능도 있음을 강조하는 도중 문제의 발언을 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