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북한 黨창건일… 도발 비상]미사일 장착 흔적 없어 ‘교란’ 일수도 軍 “6차 핵실험 가능성 가장 커” 美핵항모 레이건함 10일 한반도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 내 일부 시설을 은폐하는 등 장거리 미사일을 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정작 발사 전에 필요한 항행금지구역 선포 등은 하지 않는 고도의 ‘교란작전’을 펴고 있다. 10일 노동당 창건일이라는 굵직한 기념일을 앞두고 북한이 그냥 넘어갈 리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어떤 도발 카드를 꺼낼지 예측할 수 없어 긴장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8일(현지 시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의 엔진 시험장에 내부 활동 은폐용 구조물이 설치됐다고 전했다. 38노스는 또 “연료·산화제 보관소 옆에는 대형 차량 몇 대가 포착됐다”며 발사 임박설에 무게를 실었다. 북한 노동신문은 8일 “광활한 우주 정복의 활로를 더욱 힘차게 열어 나갈 것”이라고 말한 유엔 주재 북한대표의 6일 유엔총회 연설 내용을 소개하며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강행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작 발사 ‘카운트다운’ 핵심 증거는 쏙 빠진 상태다. 통상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전 국제기구에 1, 2단 로켓 및 페어링(위성 덮개) 낙하 위치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발사 계획을 통보했다. 이번엔 사전 통보도 없었고, 1, 2, 3단 로켓을 기차에 실어 평양 미사일 공장에서 동창리로 옮기는 모습도 포착되지 않았다. 올해 2월 광명성호 발사 전 자동식 가림막 구조물로 발사대 자체를 숨긴 것과 달리 이번엔 가림막이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10일 발사할 거라면 최소 수일 전에 대형 조립식 건물 안에서 로켓을 조립한 뒤 발사대로 이동해 미사일을 장착시켜 놓아야 하는데 아직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볼 때 발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이자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로널드 레이건함(10만2000t급)이 10∼15일 한반도 동·서·남해 등 전 해역에서 실시되는 한미 해군 연합훈련 ‘불굴의 의지’에 참가한다.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는 한편 북한 도발 시 한미 동맹의 응징 의지를 보여줄 계획이다. 로널드 레이건함의 갑판은 축구장 3개 크기인 1800m²에 달하며, 전투기 및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