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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너는 내 은교… 속옷색깔 뭐냐” 교수가 성희롱

입력 | 2016-10-10 03:00:00

독서모임 등서 女제자-졸업생 추행… 50대 사립대교수 불구속 기소




 20대 여성 A 씨는 2013년 1월 서울의 D대학을 졸업한 친구의 소개로 이 학교 김모 교수(55)가 주도하는 독서 모임에 나갔다. 책을 함께 읽은 뒤 활발한 토론을 기대했던 A 씨는 김 교수로부터 이상한 질문을 받았다. “주로 입는 속옷 색깔이 뭐냐”는 것이었다. 교수는 A 씨에게 “속옷을 사주겠다. 함께 나가자”고도 했다. 김 교수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휴대전화에 저장한 여성 연예인 사진을 A 씨에게 보여주며 “네 허벅지가 더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A 씨의 신고로 검찰의 조사를 받은 김 교수는 A 씨 외에도 제자들에게 집요한 공세를 퍼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제자 B 씨에게는 70대 시인과 17세 여고생의 관계를 그린 영화 ‘은교’에 빗대 “너는 내 은교다”라고 치근대기도 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과 모임을 자주 했다. 학과 개강 파티가 열린 2013년 9월 학교 근처 한 술집에 나타난 김 교수는 여학생 C 씨에게 다가가 “셀카를 찍자”며 어깨를 감싸고, 자신의 얼굴을 밀착시켰다. 이 밖에 “남자친구와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냐”, “너는 말라서 별로다” 등의 발언도 종종 했다. 서울서부지검은 김 교수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김단비 기자 kub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