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016년 하반기 핵심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이 잇따른 발화 현상으로 인해 리콜을 전전하다가 결국 오늘(10일) 생산을 중단했다. 생산을 재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갤럭시노트7의 추락으로 인해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물론, 이를 공급하던 이동통신사, 그리고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까지 심각한 금전적, 혹은 심리적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스마트폰 모델의 판매실적에 따라 덩달아 매출이 결정되는 관련 액세서리 업체들 역시 타격이 우려된다. 갤럭시노트7의 경우, 올해 최대의 히트 상품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수 액세서리 업체들은 진작에 다양한 갤럭시노트7용 액세서리를 대량으로 생산, 출시한 바 있다. 특히 케이스나 플립커버, 화면 보호 필름과 같은 액세서리는 해당 스마트폰 모델 전용으로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스마트폰 이용자에게는 팔 수도 없다.
매치나인 핀타스탠드 (출처=매치나인)
스마트폰 케이스가 주력 제품인 모바일 액세서리 전문업체 '앤비츠(제품 브랜드명: 매치나인)'의 담당자는 IT동아 기자와의 통화에서 "갤럭시노트7용 케이스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발화 및 리콜 이슈가 불거지는 순간, 판매량이 거의 2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피해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해보진 않았지만 제법 큰 수준일 것"이라며 "그래도 우리 제품을 선택해준 소비자들을 위한 사후지원에는 만전을 기할 것이고 다양한 서비스 및 이벤트도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슈피겐 크리스탈 하이브리드 (출처=슈피겐코리아)
같은 모바일 액세서리 업계에 속해 있더라도 사업 방향이 다소 다른 업체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경우도 있었다. 중견 업체인 '슈피겐코리아'의 경우, IT동아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갤럭시노트7 외에도 다양한 스마트폰용 제품을 국내외에 고루 판매하고 있었고, 케이스 외의 다른 제품의 비중도 컸다"며 "피해를 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감내할 수준" 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벨킨 USB-C 케이블 (출처=벨킨)
한편, 거의 피해가 없었다고 밝힌 업체도 있었다. 미국계 업체인 '벨킨'의 한국지사 관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케이스 부문 외에도 우리는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며, "갤럭시노트7 효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USB 타입 C 케이블과 충전기의 판매량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은 건 약간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이렇다할 피해라고 할 만 한 건 없다"라고 언급했다.
갤럭시노트7 사태 관련, 모바일 액세서리 업계의 상황을 정리해보자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소규모 업체일수록, 그리고 내수 시장 의존 비중이 큰 토종 업체일수록 더 큰 피해를 봤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한국 시장의 경우, 스마트폰에 케이스를 장착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사실상 '원탑' 수준으로 인기가 높았다는 것이 위와 같은 상황을 부채질했다.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 모바일 액세서리 업계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