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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이론’ 두 권위자 노벨경제학상 “정보 비대칭이 글로벌 금융위기 불러”

입력 | 2016-10-11 03:00:00

“계약과정 투명해야 사회효용 증가”… 하트 교수, 연세대 석좌교수 지내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계약이론’의 권위자들에게 돌아갔다. 올리버 하트 미국 하버드대 교수(68)와 벵트 홀름스트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67)가 그 주인공들이다.

 계약이론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법학 등 다양한 분야의 문제들을 분석하기 위한 포괄적인 틀이다. 노벨상위원회는 10일 두 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한 뒤 “현대 경제는 수많은 계약으로 이뤄져 있다”며 “이들이 만들어낸 도구는 실생활의 계약과 제도들을 이해하고, 계약을 고안할 때의 함정을 이해하는 데도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1948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하트 교수는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영국 런던정경대와 미국 MIT 등을 거쳐 하버드에 재직 중이다. 2014년엔 연세대 상경대학 SK석좌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홀름스트룀 교수는 1949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태어나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 노스웨스턴대와 예일대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계약이론은 계약 과정이 투명하고 상호 합의가 될수록 사회 전체의 효용이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계약이론을 정립한 홀름스트룀 교수는 인센티브 시스템 등 이론의 기초를 다졌고, 하트 교수는 ‘불완전 계약(Incomplete Contract)’ 개념을 제시해 소유권과 민영화 등 기업 경영과 산업 분야의 응용 연구에 집중했다.

 2014년 연세대에서 하트 교수와 공동으로 ‘계약과 조직이론’ 강의를 진행한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트 교수는 금융위기와 기업들의 여러 문제를 적절한 계약을 통해 긍정적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홀름스트룀 교수는 정보의 불균형과 성과 보수 체계가 계약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데에 초점을 맞춰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을 기존과 다른 시각에서 제시한 게 대표적이다. 수많은 파생상품이 나오고 법인·기업 대상 영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금융시장의 불투명성이 커졌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금융상품을 신뢰하지 못하면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는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기업 경영자들의 인센티브를 단기 성과와 연동시킨 것이 엔론 사태와 같은 기업 위기를 불러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980년대 후반 예일대에서 홀름스트룀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계약이론과 관련한 경제학 박사 논문을 쓴 전성훈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홀름스트룀 교수는 도덕적 해이 같은 조직의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최적의 계약의 특징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 /정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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