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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무릎통증 때문에 힘드셨죠” ‘무릎인공관절수술비 지원’ 노크하세요

입력 | 2016-10-12 03:00:00

보건복지부 2015년부터 저소득층 노인 대상으로 지원 사업
노인의료나눔재단 ‘천사운동’ 통해 홍보… 11월 12일 후원공연 개최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이 노인 무릎인공관절수술비 지원사업으로 수술을 마친 환자를 찾아 위문하고 있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데 30분이 걸렸던 계양구 김모 할머니(81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들은 사업 실패 후 연락이 두절되어 교회에서 빌려준 방 한 칸에서 살았다. 홀몸노인으로 형편이 어려워 폐지를 줍지 않으면 생활을 할 수 없었다. 김 씨의 양쪽 무릎 연골은 마모되어 뼈끼리 부딪치고 조각이 나서 움직일 때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따라다녔다. 그런 김 씨가 이제는 바깥 생활도 가능하고, 공원에서 생활체조로 건강을 지킨다.

 김 할머니의 경우처럼 퇴행성 관절염은 고통을 참아내기가 힘든 병이다.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의 보존치료를 할 수 있고 중기에는 관절내시경 시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연골이 모두 닳아 허벅지 뼈와 종아리 뼈가 부딪칠 정도의 말기 퇴행성 무릎관절염이라면 좀 더 복잡하다. 특수금속으로 만들어진 인공관절을 인체에 삽입하여 정상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인공관절치환술을 적용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의하면 2014년 국내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243만여 명에 달한다. 당장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는 70만여 명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생활 형편이 어려워 지원이 필요한 노인이 35만여 명이라고 한다.

김 할머니(81)가 수술 후 재활 운동에 열중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김 할머니와 같은 취약계층 노인들을 위해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사업에 대한 국고보조는 2015년부터 시작되었다. 2016년의 국고보조 예산은 26억 원으로 12월까지 약 2600명의 저소득층 노인을 대상으로 인공관절 수술비를 지원한다. 현재까지 약 2200명이 지원 신청하여 1379명(2179건)의 수술비 지원을 마친 상태다. 재단의 홍보활동으로 이 사업에 지원하는 신청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한노인회의 사회공헌사업에서 시작

 노인 인공무릎관절수술 지원사업은 먼저 대한노인회(회장 이심)가 사회공헌사업으로 시행해왔다. 2011년부터 14년까지 총 802명(1082건)에게 6억1176만 원을 지원하여 무릎관절염으로 고생하던 노인들에게 치료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후 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2014년 대한노인회 노인의료나눔재단(이사장 황영하)을 설립하고 2015년부터는 보건복지부의 ‘저소득층 노인 무릎인공관절수술비 지원사업’으로 20억 원의 국비보조금을 지원받으며 확대 개편되었다.

 대한노인회에서는 ‘저소득층 노인 무릎인공관절수술비 지원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회장이자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7년 설립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인 이 회장은 총 기부 금액 1억 원 중 5000만 원을 노인의료나눔재단에 지정 기탁했다.

알고도 수술 못 하는 무릎관절염

 무릎관절염을 앓는 많은 노인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최악의 상태에 도달한다. 수술밖에 답이 없음에도 하지 못하는 가슴 아픈 경우가 부지기수다. 지난해 말 재단 통계에 따르면 2015년 6월과 11월 사이 수술비 지원 대상자 중 51%가 경제적인 이유로 수술을 포기했다.

 인공관절 수술을 하려면 건강보험 부담을 제외하고 한쪽 무릎당 평균 200만∼30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은 한쪽 무릎당 100만 원을 지원해줘도 나머지 돈을 마련할 길이 없다. 수술을 받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다.

노인의료나눔재단 천사운동 펼쳐


 노인의료나눔재단은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노인들을 지원하기 위하여 2016년 1월 천사운동위원회(위원장 지노박)를 출범했다. 천사운동은 ‘한 사람이 매달 1000원씩 모아 어르신을 걷게 한다’는 취지의 캠페인이다. 지노박 위원장은 “2016년 2월 말부터 10월 현재, 전국 40여 개소를 찾아다니며 재능 나눔 기부 공연을 통해 어르신을 걷게 하자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천사운동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9월 말 현재 정기, 일시 후원자가 1만5000명에 달했다. 올해 말까지 2만여 명이 목표이다.

 대한노인회 이 회장의 지정 기탁 후원금 5000만 원으로는 6월부터 74명이 수술비 지원을 받았다. 강경화 대한노인회 제주연합회 회장도 재단에 후원금을 기탁하였다. 올 7월 말에는 대한노인회 창원시 마산지회(지회장 최경석)에서 수술비에 보태달라며 지회 노인회원 1만2500여 명이 총 1500여만 원을 모금하여 보내왔다고 재단은 전했다. 그 외에도 수많은 노인들이 먼저 모범을 보이자며 1000원, 1만 원 성금을 보태주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올 7월 말 전남 순천시(시장 조충훈)는 추경을 편성하여 노인의료나눔재단, 관내 6개 병원과 협약을 맺고 수술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순천시에 따르면 2016년 결과에 따라 내년에는 보다 많은 예산을 편성해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인의료나눔재단 나병기 상임이사는 “9월 말 현재 총 1500명(2400건)이 수술을 받았고 앞으로 연말까지 1000 여 명에게 추가로 수술비를 지원해줄 예정”이라며 “가능한 한 많은 분들이 수술비 지원 사업에 신청해서 건강한 삶을 누리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재단은 “형편이 어려우신 분들을 돕기 위해 천사운동도 적극 전개하여 후원금을 모금할 예정이다. 11월 12일에는 창립2주년 기념 및 후원공연을 개최해 후원금 모금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소득층 노인 무릎인공관절수술비 지원사업’ 신청은 본인이 아니더라도 가족이나 이웃, 거주지 사회복지사의 대리신청도 가능하다. 자세한 상담 문의는 대한노인회 노인의료나눔재단, 대표전화(1661-6595)로 할 수 있다.

▼ 이심 대한노인회 회장 인터뷰 ▼
“노인 돕는 프로그램, 하루빨리 널리 알려야 합니다”



―아너 소사이어티 1000번째 기부자가 되었다. 어떤 동기가 있었는지.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기부자가 많아져야 합니다. 하지만 노인이 ‘부양대상’으로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 우리 사회를 책임져야 합니다. 저부터 본보기가 되자고 생각했습니다. 

―기부금 중 5000만 원을 노인의료나눔재단을 택해 지정 기탁한 이유가 있는지.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 노인 무릎인공관절수술 지원사업은 무릎이 아파 경로당에도 다니지 못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2011년부터 대한노인회가 추진해 온 사회공헌사업이었습니다. 2014년까지 총 802명(1081건)에게, 총 6억1176만 원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이런 활동을 기반으로 노인의료나눔재단이 설립되고 2015년부터 국가에서도 국비지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천사운동’ 캠페인을 열심히 성원하고 있다던데 어떤 캠페인인지….


 기본적으로 천사운동은 ‘1000만 명이 1000원씩 내자는 운동’입니다. 일 년이면 1200억 원입니다.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모두가 나서면 많은 어르신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몸이 아파도 돈이 없어 치료나 수술을 못 받고 고통을 참고 계시는 분들을 돕자는 운동입니다. 이를 위해 노인의료나눔재단에 천사운동위원회를 만들고, 대한노인회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주장하는 바는 ‘노인이 먼저 모범을 보이자’는 것입니다. 실례로 올 7월 말 우리 대한노인회 창원시 마산지회(지회장 최경석)에서는 1만2500여 명의 노인이 천사운동에 참여하여 모두 1524만5000원을 모아 주었습니다.

―‘노노케어’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제가 회장을 맡고는 ‘부양의 대상에서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이 되자’는 ‘노노케어’를 강력히 주장하고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노인이 먼저 노인을 돕지 않으면 누가 노인을 돕겠습니까.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인 지노박 선교사는 “어르신이 다리가 아파서 경로당도 못 가신다”는 말을 듣고 자청해서 대한노인회 홍보대사와 노인의료나눔재단 홍보대사를 맡아주셨습니다. 이분이 천사운동을 직접 추진하고 있습니다. 천사운동은 개인이건 기업이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노인지원사업에 어려움은 없는지….

 재단이 지원사업을 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노인분들께 사업 정보를 빨리 알려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퇴행성관절염이 심하면 움직이질 못합니다. 자기 병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분들을 찾아 나서는 일에 언론과 방송이 적극 도와줘야 합니다. 시군구 지자체의 도움도 절실합니다. 그분들에게 이런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적극 알려야 합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