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효과·안전성 입증된 제품… 국민보건 업그레이드에 기여
SK케미칼은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출시했다. 스카이셀플루4가는 한번의 접종으로 네 종류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광범위한 예방이 가능한 독감 백신이다. SK케미칼 제공
예방의학의 발전으로 독감은 예방접종만 잘해도 충분한 대비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감백신은 대부분 9, 10월에 접종하면 이듬해 초봄까지 면역원성이 유지된다. 그런데 최근 예방 접종 후에도 독감 환자들이 발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기존 백신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바이러스가 뒤늦게 유행하기 때문이다.
계절성 독감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A형 바이러스 2종 H1N1, H3N2과 B형 2종 빅토리아, 야마가타 중 그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를 조합해 개발된다. 기존에 접종되던 3가 독감 백신은 A형 2종과 B형 2종 중 하나만 포함하게 된다.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B형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경우(B형 미스매치) 3가 접종을 받았다 하더라도 2차로 독감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B형 미스매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최근엔 B형 바이러스 두 가지가 동시에 유행하는 사례가 보고돼 예방 범위가 더 넓은 4가 백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번의 독감 시즌 동안 5번, 유럽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8시즌 중에 4번이나 B형 미스매치가 발생했다. 이에 WHO와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2013∼2014 시즌부터 4가 독감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더욱 폭넓은 예방효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4가 독감백신의 접종률은 급격히 상승했다.
미국의 경우 2013년 14.3%에 불과했던 4가 독감백신 접종 비중이 2015년 76.3%까지 늘었다. 유럽의 경우에도 2013년 5%에서 2015년 22.2%로 4가 독감백신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4가 독감백신 접종을 통해 연간 3만 건 이상의 환자가 줄고 사망자 역시 700명가량 감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캐나다 영국 등에서도 4가 백신 접종을 통해 독감 확진·입원·사망 사례가 확연히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국내에서도 B형 독감 바이러스 두 종을 모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의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져 왔다. 2011∼2012년 검출된 독감 바이러스는 A형이 B형보다 발병률이 약 5% 높았지만 2013∼2014년에는 B형이 A형보다 발병률이 약 12% 높아지는 역전 현상을 보였다. 이에 대한감염학회는 지난해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에 4가 백신 사용 권고를 추가했다.
국내에서 독감으로 인한 질병 부담은 한 해에 약 1조3500억 원에 이르며 특히 65세 이상에서의 질병 부담은 4169억 원으로 총부담의 약 30%를 차지한다. 독감을 제대로 예방할 수 있다면 이 같은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세포 배양 방식으로 ‘더욱’ 안전한 스카이셀플루4가
스카이셀플루4가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4가 독감백신 중 유일하게 만 3세 이상의 전 연령에게서 접종이 가능하다. 스카이셀플루4가의 임상을 주도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스카이셀플루4가는 국내 성인 1503명, 소아 4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을 통해 만 3세 이상 전 연령대에서 면역원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또 스카이셀플루4가의 생산엔 세포배양 방식이 도입돼 기존의 유정란 생산 방식과 달리 제조 과정에서 항생제나 보존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생산 기간 또한 유정란 방식에 비해 절반 가까이 단축됐으며 대량생산이 가능해 변종 독감 등으로 인한 긴급 상황에 빨리 대처할 수 있게 됐다.
SK케미칼은 올해 약 500만 도즈의 백신을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판매했던 3가 독감백신 대비 약 40% 증가한 물량으로 회사는 기존 판매량을 바탕으로 ‘신규 백신’에 대한 의료진과 소비자의 수용도를 파악해 금년 공급량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스카이셀플루4가는 예방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기존 3가를 넘어서는 특장점을 갖고 있다”며 “세계 최초의 4가 세포 배양 독감백신으로 국민 보건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