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쓰레기-낙엽류 등 뒤엉켜… 항-포구 등 해안에 500t 쌓여 中 등 외국서 유입 쓰레기도 한몫… 상시 수거인력 배치 등 대책 시급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지역 해안에 각종 쓰레기 500여 t이 쌓인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제주도는 15일까지 쓰레기 수거를 위한 대청결 운동을 펼친다. 제주도 제공
태풍 ‘차바’가 할퀴고 간 제주 지역에 231억 원(잠정)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해안에는 쓰레기가 밀려들었다. 항·포구와 해안에 500t가량의 해양 쓰레기가 쌓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0일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 일대에서는 해양 쓰레기 수거 작업이 대대적으로 펼쳐졌다. 이곳에는 태풍이 몰고 온 쓰레기, 하천을 따라 내려온 낙엽류 등이 한꺼번에 엉켜 있다. 제주도는 15일까지 해안 전역을 대상으로 공무원, 어민, 바다환경보전 단체 회원 등 2만여 명이 참여하는 ‘범도민 바닷가 대청결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 해양 쓰레기 심각
성산읍 신양해수욕장이나 동부 지역 해안은 해마다 파래나 괭생이모자반 등 해조류가 대량 발생해 악취가 심하게 난다. 중국 등 외국에서 유입되는 쓰레기도 제주와 전남 지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긴급 피난항으로 지정된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 주변은 중국 어선 등이 머물면서 기름기가 섞인 쓰레기를 집중적으로 버리는 바람에 해산물에서 냄새가 날 정도다.
○ 배정 예산 걷어찬 행정
해양 쓰레기를 수거해도 처리가 마땅치 않다. 포화 상태에 이른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에선 혼합 폐기물로 분류되는 해양 쓰레기를 받아 주지 않는 데다 처리 업체도 5곳에 불과하다. 해양 쓰레기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시설이 필요한데도 제주도는 정부에 예산을 신청했다가 반납하는 촌극을 벌였다.
지난해 4월 당시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의 제주 방문 때 원희룡 제주지사가 해양 쓰레기 처리 시설의 필요성을 역설한 뒤 올해 해양 쓰레기 종합처리장 실시 설계 예산 12억5000만 원을 배정받았다.
하민철 제주도의회 의원(새누리당)은 “깊이 있는 검토를 하지 않은 채 해양 쓰레기 시설 사업을 포기했다”며 “해양 쓰레기 처리가 ‘발등의 불’인 만큼 분리 선별을 위한 지역별 중간 집하장을 확보하고 상시 수거 인력과 전용 운반 차량을 배치하는 등의 처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