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용의(가운데)는 넥센의 천적으로 불린다. 하지만 그는 준PO를 앞두고는 자신에 대한 기대 대신 후배들이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포츠동아DB
포스트시즌에서도 ‘천적’은 무시 못 할 요소다. 10일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KIA 헥터 노에시와 LG 박용택이 그랬고, 11일 WC 2차전에서는 KIA 양현종과 LG 문선재가 천적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런 의미에서 넥센은 LG 선수들 중 김용의(32)가 가장 무섭다. 그는 올 시즌 넥센과 경기(12경기)에서 타율 0.543(35타수19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출루율이 0.568, 장타율이 0.629에 달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준PO 미디어데이에서 “김용의가 우리 팀을 상대로 정말 잘 했다. 대비를 해야할 선수 중 한 명이다. 출루를 막아야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염 감독의 날선 경계에도 정작 당사자인 김용의는 여유로웠다. 오히려 “작전 성공”이라는 말을 외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유가 있다. 그는 “넥센이 나를 경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너스레를 떨고는 “난 WC 2차전에서 내 역할을 다 했다. 그동안 득점권 타율이 좋지 않았는데 내 기운을 2차전 끝내기에 다 썼다. 나에 대한 기대치를 이젠 접어 달라. 대신 그동안 못 쳤던 (채)은성이라든지, (양)석환이가 역할을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후배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고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