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형편없는 경기 내용과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으로 팬들의 비난을 자초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축구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슈틸리케 감독이 11일(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이란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도중 심각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슈틸리케호 이란전 패배 후폭풍
이란전 유효슈팅 제로…믿기 힘든 졸전 끝 패배
슈감독 “킬러 없어서 졌다” 선수탓…리더십 타격
손흥민도 “선수 사기 저하” 감독 말에 불만 표출
이길 수 없는 경기였는지 모른다. 더욱이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패배의 책임을 선수들에게 떠넘겼다. 이에 선수도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축구국가대표팀에서 벌어진 ‘믿기 힘든’ 현실이다.
● 선수에게 책임 전가한 감독
울리 슈틸리케(62·독일) 대표팀 감독은 이란전 직후 패인을 선수 탓으로 돌렸다. 공격 전개가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를 묻자 “후반 김신욱을 투입해 카타르전처럼 롱볼을 활용해 득점 루트를 만들려고 했지만, 그것도 안됐다”며 “안타깝게도 우리에게는 카타르의 세바스티안 소리아 같은 스트라이커가 없어서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자신의 전술이나 선수기용의 착오가 아니라, 선수만을 탓한 비겁한 발언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또 “우리는 이란에 비해 신체조건이 약하다. 다른 면에서 이를 극복해야하는데, 특히 유소년 단계에서부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뚱맞은 말을 늘어놓았다. 한국은 유소년 교육이 부족해 신체조건이 뛰어난 이란 선수들을 이기지 못했다는 논리로,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았다. 2년 가까이 대표팀을 지휘해온 사령탑의 발언이라 더 놀라웠다. 누워서 침 뱉기나 다름없었다.
축구대표팀 손흥민. 스포츠동아DB
● 손흥민 “사기 떨어뜨리는 발언, 아쉽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