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문화친선協, 도쿄 우에노 공원에 새 기념비 제막
한국과 일본의 양국 관계자들이 12일 일본 도쿄 우에노 공원에서 왕인 박사의 새 기념비 제막식을 가졌다. 한국 측에선 신경식 대한민국헌정회장(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윤재명 한일문화친선협회 회장(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 하정웅 수림문화재단 이사장(앞줄 왼쪽에서 여덟 번째) 등이, 일본 측에선 이시이 가즈미 일한문화친선협회 중앙회 이사장(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 등이 참석했다. 새 기념비(아래 사진)는 청동판에 박사의 초상을 부조로 새기고 설명문을 달았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왕인 박사는 4∼5세기경 일본에 한자와 논어를 전해줘 아스카 문화를 꽃피우게 한 백제의 학자로 일본에서 ‘학문의 시조’로 추앙받고 있다. 일본 역사서인 고지키(古事記)와 니혼쇼키(日本書紀) 등에 그 공적이 기록돼 있다. 일본 곳곳에 그를 기리는 신사나 유적지가 남아 있는데 우에노 공원에는 1939년에 기념비가 세워졌다.
그로부터 77년 만인 이날 한일문화친선협회는 왕인 박사의 모습을 청동판에 새긴 새 기념비(높이 155cm)를 오른쪽에 설치했다. 새 기념비는 청동에 박사의 초상을 부조로 새기고 그 아래에 일본어와 한국어로 설명문을 붙이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또 협회는 비석으로 향하는 입구에 ‘왕인박사비’라 적힌 안내 돌기둥을, 기념비 근처에는 화강암 벤치 2개를 각각 설치해 도쿄 도에 기증했다.
윤 회장은 “왕인 박사는 한반도와 일본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분”이라며 “평생 왕인 박사를 알리는 데 힘써 왔는데, 도쿄의 심장인 우에노 공원에 우리 힘으로 기념비를 설치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이시이 이사장은 “박사의 뜻을 기려 한일 양국이 마음을 합쳐 문화 교류를 촉진한다면 양국은 물론이고 아시아와 세계평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무를 맡았던 하정웅 위원장은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기념비를 만드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