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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 스타트업, 이렇게 시작하라

입력 | 2016-10-13 14:43:00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 IoT)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사물인터넷은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사물과 사물이 서로 통신하고 자동으로 일을 처리하도록 하는 기술을 뜻한다. 사람이 기계를 작동시키지 않아도, 사물들끼리 센서로 통신하고 움직여 인간의 편의를 해결한다. 통신사에서 TV 광고로 IoT 서비스를 홍보할 만큼, 이제는 대중에도 제법 알려졌다.

사물인터넷 산업을 이끌어 갈 주역은 다름아닌 스타트업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사물인터넷 솔루션 시장을 스타트업과 개인 사업자가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아울러, 2017년에는 설립 3년 미만의 스타트업이 사물인터넷 솔루션의 절반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국내외 사물인터넷 스타트업이 크게 늘어났고, 해당 분야 창업을 꿈꾸는 이들도 존재한다. 다만, 사물인터넷 분야의 창업은 소프트웨어의 그것과는 다른 점이 많다. 사물인터넷은 사물에 센서를 붙여 작동시키기 때문에 하드웨어를 다루게 된다. 하드웨어 기업은 자금 관리와 제품 양산 등에서 노하우가 필요하다. 지난 27일 에이큐브: 인텔TG랩에서 열린 IoT 세미나에서 크레스프리의 권진만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 스타트업이 알아두어야 할 트렌드와 방향에 대해 조언했다.

(출처=IT동아)


스타트업 트렌드, 사물인터넷으로 옮겨가는 추세

권진만 대표는 2015년 전후로 스타트업 창업 트렌드가 많이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2015년 이전에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업체들이 주류를 이뤘고 크게 성장했다. 반면, 2015년 이후에는 하드웨어 및 사물인터넷 분야의 스타트업과 인수합병 사례가 늘어났다. 예를 들면 드롭캠, 핏빗, 오큘러스 등이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페이스북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인 내슨트 오브젝트(nascent objects)를 2016년 9월 인수했다. 내슨트 오브젝트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IoT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모듈을 제작하는 회사다. SNS 기업 스냅챗은 비디오카메라가 달린 선글라스를 선보이는 등 하드웨어 분야까지 진출하고 있다.

(출처=IT동아)


그렇다면 스타트업의 트렌드가 왜 이렇게 바뀌고 있을까? 권 대표는 "서비스 기반의 스타트업이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은 진입 장벽이 낮아 서로 비슷한 서비스가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이 만든 것과 유사한 서비스를 대기업이 제공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그러다 보니 수익성이 악화되고, 수익모델에 고민이 생긴 것이다. 실제로 에버노트, 드롭박스와 같은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도 정체되는 추세며, 핀터레스트도 마땅한 수익 모델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점차 성장하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이 발달하고, 아두이노나 라즈베리파이 등 오픈소스 하드웨어가 보급된 덕분에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프로토타입 제작도 쉬워졌다. 아이디어나 제품을 대중에 소개하고 투자금을 지원받는 '크라우드 펀딩'이 나오고 메이커 문화가 확산되며 하드웨어 분야의 진출 기회가 커졌다.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의 특허, 기술 보존이 보다 용이하다는 점도 한몫 했다.

(출처=IT동아)


권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화면을 넘어, 일상에서 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원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주변의 사물들이 알아서 작동하는 사물인터넷 기술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사물인터넷은 인간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가전제품을 만들던 회사들도 자사 제품에 센서를 연결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다. 사물인터넷으로 인해 제품 생산의 트렌드가 소량 다품종, 빠른 제품 주기 등으로 변화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권 대표의 말대로, 사물인터넷 시대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그는 "처음부터 많은 물량을 생산하지 않고, 초기 투입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응용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어떻게 비용을 절약할지 고민하는 것이 좋다. 또한, 3D 프린터나 오픈소스 하드웨어를 활용해 제작 비용과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것을 도와주는 플랫폼이 마련되면 사물인터넷 시장이 더욱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출처=IT동아)


한편, 해외에서는 사물인터넷 제품 중 도어락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부재 시 반려동물의 상태를 체크하고 반려동물이 즐겁게 놀도록 돕는 펫케어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사물인터넷 스타트업, '이것'을 기억하라

사물인터넷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거나,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창업자라면 무엇을 염두에 두어야 할까. 권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자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전했다.

첫째, 월 단위로 사업 계획을 세워서 자금 소요를 체크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기업은 인건비를 위주로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비교적 계산이 간단하지만, 하드웨어 기업은 비용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두 달 뒤에 제품을 판매하려면 오늘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제품 제작에 비용이 소요되는데 이 돈이 언제 얼마나 회수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예상치 못한 자금 흐름을 조심해야 한다. 또한 베스트로 세워둔 계획보다 시간과 비용이 3배 이상 소요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 저 역시 그랬다"라고 강조했다.

(출처=IT동아)


둘째, 시제품과 양산 제품 제작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 권 대표는 "개발을 다 했는데 양산 제품의 부품이 수급되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하더라. 그런 적이 있어서 참 힘들었다"라고 전했다. 금형 제작 비용도 많이 들고, 성능 검증의 기준을 잡는 것이 어렵다. 권 대표는 "해외 제품이나 국내에서 참고할 만한 제품을 살펴보고 기준을 잡기도 했다"라고 경험을 전했다.

셋째, 판매 유통 시 고려해야 할 점도 있다. 소프트웨어는 마켓에 앱을 올리면 사람들이 구매하지만, 하드웨어는 그렇지 않다. 주문, 배송, 재고 여부를 모두 따져봐야 한다. 국내/해외 판매, B2C, B2B, B2G 판매에 따라 유통 방법과 재고처리 방법도 모두 다르다. 각각의 성격에 맞는 유통 방법도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출처=IT동아)


넷째, 인력 수급 문제다. 사물인터넷 스타트업은 여느 기업보다 인력을 수급하기가 어렵다. 앱 제작, 서버, 하드웨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외주 관리 등을 모두 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특성상 그러한 인력을 모두 갖추기도 힘들고, 인력을 모두 확보했다 하더라도 서로 분야가 달라 팀워크를 탄탄히 갖추기도 어렵다.

다섯째, 특허 침해를 고려해야 한다. 소프트웨어에 비하면 하드웨어의 특허가 인정받기 쉽지만, 혹시라도 특허를 침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만약 특허에 대해 잘 알아보지 않고 제품을 유통했다면 소송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 제품이 널리 알려지면 위험은 더욱 커진다. 권 대표는 "제품을 만들기 전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출처=IT동아)


여섯째, 회계 및 원가 관리다. 사물인터넷 기업은 하드웨어 제품을 판매하는데, 원가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렵다. 오늘은 어떤 부품을 개당 300원에 구입했는데 이전 달에는 500원에 구입하는 등, 부품 가격이 계속해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제품 완성 후 '현재까지 제품에 들어간 부품 비용이 얼마나 되지?'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스타트업은 모든 분야의 전문가를 고용해 일하기 어렵기 때문에 원가 관리가 더욱 어렵다. 권 대표는 "제품을 얼마에 팔아야 얼마가 남는지 단순화하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행사가 열린 '에이큐브: 인텔TG랩'은 창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네트워킹 공간이다. 스타트업과 예비창업자를 위한 각종 교육, 세미나, 창업지원 멘토링, 개발 대회, 네트워킹 파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안양창조산업진흥원(원장 박병선)과 IT동아(대표 강덕원) 주최로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안양창조산업진흥원의 박병선 원장은 "사물인터넷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행사가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IT전문 안수영 기자 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