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찬반투표… 현장선 “기대이하”… 업계 “여론 악화로 가결가능성 높아” 파업여파 협력사 가동률 23%P↓
50일 만에 2차 잠정합의안을 내놓은 현대자동차 노사의 임금협상이 14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남기고 있다. 태풍 피해와 수출 하락 등 현대차를 둘러싼 대내외적 위기의식이 고조된 상황에서 노사가 도출해낸 합의여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노조 내부적으로 합의안에 만족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와 가결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13일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내 현장조직에서는 노사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현장조직은 노조 집행부와 노선 및 주장을 달리하는 조직이다.
현장조직 중 하나인 ‘들불’은 “정부의 긴급조정권 협박에 (합의안이) 조합원들의 기대 수준 이하”라며 부결을 촉구했다. 또 다른 조직 ‘금속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는 “고작 이걸 더 따내려고 그렇게도 파업을 했냐”며 노조 집행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불만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잠정합의안이 가결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해 등으로 울산 지역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계속 파업을 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2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다면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신형 그랜저의 양산 등 사업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편 이날 중소기업중앙회는 현대차 협력 중소기업 12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현대차의 파업으로 이 기업들의 생산설비 가동률이 파업 전보다 23.3%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파업 전 생산설비 가동률은 91.6%였으나 그 후 68.3%로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 노조의 장기 파업에 따른 피해 체감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81.7%가 “피해가 크다”고 답했다. 파업으로 인한 납품차질 경험 횟수는 2016년 평균 5.8회로 나타나 2014년(평균 2.2회)과 2015년(평균 2.6회)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했다.
‘현대차 노조 파업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성숙한 노조운동 등을 통한 노사 간 신뢰 회복’(60.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일시적인 파업 사태 해소보다는 매년 반복되는 파업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현대차 노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