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된 20대, 현금인출 않고 신고… 경찰, 돈 찾으려던 일당 붙잡아
정모 씨(24)는 6일 오전 한 금융회사 직원에게서 “명의가 도용된 걸 확인해야 하니 지정 계좌로 돈을 보내라”는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중국동포 김모 씨(21)와 이모 씨(20)의 보이스피싱 전화였다. 이들은 같은 날 “저금리로 대출해줄 테니 기존 대출금을 갚아라”며 또 다른 피해자에게 전화하기도 했다. 이들은 정 씨 등 2명으로부터 가로챈 3000만 원을 아르바이트생 이모 씨(28)의 계좌로 받았다.
일당은 이 씨에게 “3000만 원을 찾아오라”고 전화로 지시했지만 이 씨는 자신도 모르게 계좌에 거액이 입금된 것과 고용된 뒤 사장 얼굴도 한 번 보지 못한 걸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이 씨가 연락을 피하자 수상하다고 생각한 김 씨 일당은 서울영등포경찰서 지능팀을 사칭하며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신고를 받았다. 영등포구청 앞에서 지능팀 수사관 2명을 만나라”고 이 씨를 압박했다. 이어 “바빠서 갈 수 없으니 현금을 영등포역 물품보관함에 넣어두라”고 지시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