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숙 국민연금연구원장
올해로 두 돌을 맞은 기초연금에 대한 수급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최근 국민연금연구원이 기초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초연금이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전체의 90.9%를 차지했다. ‘기초연금을 잘 도입했다’고 평가한 응답자도 90.7%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식비, 의료비 등 생활에 꼭 필요한 부분에 기초연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연금이 수급자인 노년층의 생활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이 같은 효과가 확인된다. 소득이 가처분중위소득 50% 미만인 노인의 비중을 의미하는 노인 상대 빈곤율은 2014년 47.2%에서 2015년 44.7%로 하락했다. 기초연금 도입이 노인 빈곤율 감소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금제도는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치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정치권에선 기초연금의 급여를 인상하고, 수급률을 확대하자는 논의가 일고 있다. 노년층의 생활 안정을 위해 기초연금의 효과를 더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연금제도는 정치적이거나 단기적 관점에서 결정돼선 안 된다. 한 번 결정되면 장기간 전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어도 100년 이상을 내다보면서 설계하고 운영해야 한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은 그 재원이 각각 세금과 보험료로 서로 다르다. 그럼에도 두 제도 모두 일하는 중장년층이 부담을 지고, 노년층이 혜택을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세대 간 이해관계의 조정이 매우 중요하면서도 어렵다.
앞서 고령화를 겪은 선진국에서는 국민들이 되도록 오래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공적연금으로 기본 노후 소득을 충실히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혁하고 있다. 한국도 장기적 관점에서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빈곤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노후 소득보장 제도를 운영해야 할 것이다.
김성숙 국민연금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