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레빈슨-크리스 쿠퍼 공저 ‘해내는 능력’
이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운동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헬스클럽 및 수영장 등 운동시설에 등록(43.7%)했지만 그 운동 다짐을 송년회나 신년회 모임(37.7%), 추운 날씨(27.7%), 인사 배치나 새 업무 적응에 대한 스트레스(24.7%) 때문에 잘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올해 말 똑같은 조사를 다시 해도 그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신년 다짐을 지키지 못한 사람들은 스스로 ‘난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 ‘난 왜 생각만 하고, 실천은 하지 못할까’ 하며 자책하거나 죄책감까지 느끼곤 한다.
예를 들어 ‘멋진 몸을 만들기 위해 매일 헬스클럽을 가야지’라는 생각만으로 절대 지속적인 실천(헬스클럽 가서 운동하기)을 담보할 수 없다. 저자들은 “헬스클럽 개인 사물함에 ‘그 물건이 없으면 하루 생활을 시작할 수 없는 무엇’을 넣어 놓아라. 그러면 당신은 그 물건을 가지러 헬스클럽을 매일 갈 수밖에 없고, ‘이왕 왔는데 운동하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조언한다. 이 책에선 출근 전 꼭 뿌리는 향수를 예로 들었다. 이 외에도 어찌 보면 황당하고, 어찌 보면 기발한 ‘실천 전략’을 구체적 사례와 함께 자세히 소개했다. 저자들은 “(성공을 위한 일을) 해낼 수 있게만 해준다면 그 방법(전략)은 아무리 이상해도 상관없다”고 조언한다. 한 비즈니스맨은 ‘매주 주요 고객 10명에게 전화하기’를 목표로 삼은 뒤 10달러(약 1만1000원)짜리 지폐 10장을 주초에 비서에게 맡기면서 “내가 10통 전화를 다 못 채우면, 그 못 채운 숫자만큼 10달러 지폐를 내 눈 앞에서 불태워라”고 지시했다. 또 집 안 청소를 해야 하는데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면 덜 친한 외부인사를 집으로 초대하는 전략도 소개했다. 그러면 집 안 청소를 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이 다루는 ‘해내기(GTD·Getting Things Done)’는 자기계발서나 경영학 서적의 오랜 주제다. 세계적 경영컨설턴트 데이비드 앨런이 2001년 저술한 같은 제목의 책은 한국에 ‘끝도 없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기’란 제목으로 2002년 출간돼 아직도 사랑받고 있다.
‘해내는 능력’은 앨런의 GTD 이론을 개인의 실생활에 구체적으로 적용한 책이란 평가를 받는다. 다양하고 기발한 전략(실천방법)은 직접 책을 읽고 습득하는 게 좋겠다. 여기서 다 소개하면 ‘책을 굳이 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가 그렇듯….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