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LG가 확실히 달라졌다. 포스트시즌 최종 성적과 관계없이 새로운 선수들이 새로운 팀 색깔을 맘껏 선보이며 가을야구를 빛내고 있다. 끈끈한 팀워크 속에서 창의적이면서 공격적이고 두려움 없이 야구를 한다. 그 원동력은 작지만 매우 큰 변화에서 시작됐다.
LA 다저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자유분방한 클럽하우스 문화를 자랑한다. 반면 뉴욕 양키스는 상호간에 엄격한 예의를 강조하는 팀 문화를 갖고 있다. 양키스 선수는 턱수염도 기르지 못하고 장발도 허용하지 않는다. 아무리 슈퍼스타라고 해도 양키스에 입단하면 클럽하우스 룰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
LG는 언뜻 보기에는 LA 다저스 느낌이 들지만 최근 선수단 내부에 엄격한 팀 문화가 구축됐다. 2014시즌 중반 LG 사령탑에 오른 양상문 감독은 전력과 전술 부분뿐 아니라 클럽하우스와 덕아웃 문화까지 대대적인 개혁을 진행했다. 클럽하우스 룰은 자유스러워졌다. 프로라면 스스로 행동에 책임을 지면서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준비하라는 메시지다. 단, 그동안 눈감아줬던 외부음식 배달, 특히 중식 배달에 대해서 양 감독은 철저히 금지했다. 잠실구장 식당이 두산 클럽하우스에 가까운 특성을 고려, 구단에 요청해 라커룸 내에서 식사할 수 있게 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더했다.
LG는 올 시즌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젊은 선수위주로 바뀌었다. 패기는 있지만 위축될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양 감독은 그라운드 안에서 만큼은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올 수 있도록 경기 중 해당 코치를 나무라는 행동을 삼가 했다. 물론 경기 후 복기와 평가, 개선책에 대해서는 더 철저했다.
그 약속은 하나 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은 LG가 강팀으로 가는 의미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감독의 바람 그대로 LG의 새로운 팀 색깔은 매우 강하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