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스타트 잡페어 “일하니 행복해요”]<5·끝>고용디딤돌 프로그램 호평
《 KT 대전 중구 중앙로 은행직영점에서 유무선 서비스 판매 및 상담 업무를 맡고 있는 임희훈 씨(26)는 지난달 5일 직장인으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2015년 2월 상지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취업준비생’이란 이름으로 보낸 시간만 1년 반. 그는 이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앞이 캄캄하기만 하다. 임 씨는 ‘좁은 취업문’이란 현실을 남의 일로만 생각했다. 토익과 인턴 경험 등 소위 ‘스펙’을 갖추면 어딘가 일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임 씨가 KTX를 타고 서울 취업박람회와 채용설명회를 찾은 것만 10차례가 넘는다. 짧은 시간 동안 말로만 자신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셀프 홍보전단지’까지 만들어 채용 담당자들을 만났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
8월 4일~9월 30일 직무 교육을 마친 KT 고용디딤돌(KT그룹 퓨쳐스타) 2기생들이 퇴소 전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이들 중 41명이 KT그룹 정규직 취업에 성공해 5일부터 근무를 하고 있다. KT제공
○ 취업 직후 대리 대우
KT 커스토머운영본부·현장훈련아카데미 배상윤 상무는 “KT는 앞으로 신규 채용 규모의 40%까지 고용디딤돌을 통해 채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협력업체들에도 기회
경기 광주시에 위치한 중견기업 주성엔지니어링은 SK하이닉스 1차 협력업체다. 협력업체라고 기업 규모가 작거나 연봉이 적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편견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중국 대만 미국 등에 해외 법인이 있다. 신입사원 초봉(대졸자 기준)도 3200만 원 안팎으로 여느 대기업 못지않다.
주성엔지니어링은 SK그룹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1기 참가생 중 1명을 채용했지만 현재 인턴십과정 중인 2기생 중에서는 최대 27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공채를 해도 홍보가 잘 되지 않아 지원자가 많지 않았다. 어렵게 채용한 직원도 금세 이직하거나 조직에 쉽게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가려운 곳’을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이 속 시원히 해결해 줬기 때문이다. 김상호 주성엔지니어링 채용담당 팀장은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기가 쉽지 않은 중소기업에 대기업의 신입사원 직무 전문교육을 활용할 수 있는 고용디딤돌은 또 하나의 기회”라고 말했다.
○ 취업준비생, 협력사 양쪽의 갈증 해소
“고용디딤돌을 알게 된 뒤 취업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룹 관계사와 협력업체 전문가가 직접 강의하는 실무교육을 받으면서 현장 분위기도 파악할 수 있었다. 준비된 상태로 인턴 과정에 임할 수 있어 마음도 든든했다.”(SK그룹 고용디딤돌 참가자 나모 씨)
“고용디딤돌 출신 인력을 서로 채용하려고 하는 만큼 그룹사마다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비전공자도 합숙훈련을 통해 기본 직무 역량 교육을 받은 덕분에 적응력도 높고 태도나 자질 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다.”(KT 커스토머운영본부·현장훈련아카데미 이정환 부장)
대기업이 훈련과 비용까지 부담하는 고용디딤돌은 구직자와 협력업체의 만족도가 높다. 취업준비생으로서는 돈을 들이지 않고 원하는 기업 및 직무의 현장 교육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협력업체는 대기업 채용 교육 시스템을 빌려 양질의 인원을 선발할 수 있다.
정부도 사업 확대에 나섰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고용디딤돌 운영 실적을 반영하는 한편 대기업과 공공기업이 고용디딤돌을 운영하면서 부담하는 직업 훈련 비용과 훈련수당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등 각종 지원도 늘릴 예정이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은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이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우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의 반응을 체크하며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