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불독. 스포츠동아DB
출판사들은 책 제목을 짓는 데 상당한 신경을 쏟는다.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 제목은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작명이 곧 마케팅인 셈이다.
출판계에서는 내용을 잘 드러내면서 한 번만 들어도 쉽게 기억돼야 좋은 제목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내용도 잘 드러나면서 귀에 한 번에 ‘꽂히는’ 제목이란 아이 이름 짓기보다 어렵다.
불독(사진), 씨앗. 모두 조만간 데뷔를 앞둔 신인 걸그룹의 이름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걸그룹에 대한 일반의 ‘상식’인데, 불독과 씨앗은 너무도 파격적이다. 불독은 “남들과 다른, 확실한 컬러”를 위한 과감한 작명이고, 씨앗은 “씨앗이 꽃을 피우는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이름은 정체성을 담는 법인데 작명자의 의도가 대중에 얼마나 잘 전달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튀어 보이려는 의도가 있음은 분명한 듯하다.
그러나 특이한 이름이 때로는 고민거리가 되기도 한다. 양파는 2000년대 후반 긴 공백을 끝내고 돌아온 이후 예명을 바꿀지를 두고 여러 번 고민했다.
불독과 씨앗이 친숙한 이름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엔터테인먼트부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