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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사고 사망, 2014년 韓 185명 vs 佛 9명

입력 | 2016-10-19 03:00:00

[교통사고 사망자 2000명 줄이자]덴마크-핀란드 사망자 제로
엄격한 실습-평가 거쳐야 운전자격… 음주운전땐 면허갱신 어려워




 185명 대 9명.

 한국과 프랑스의 2014년 버스 교통사고 사망자다. 전체 등록 버스는 한국 9만5095대, 프랑스 8만9000대로 비슷하지만 사망자는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심지어 프랑스는 2011년 버스 교통사고 사망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도로 위 무법자’로 불리는 한국의 대형 버스와 달리 프랑스 국민이 버스 운전사를 신뢰하는 이유다.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프랑스에선 자전거 도로를 버스전용차로 곁에 만들 정도로 버스를 가장 안전한 차량으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프랑스만 유별난 게 아니다. 올해 발표된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통계를 보면 2014년 버스 교통사고 사망자는 벨기에 4명, 이탈리아 5명, 영국 11명, 독일 13명에 그쳤다. 비교 대상인 28개국 중 덴마크, 핀란드 등 9개 국가는 아예 사망자가 없었다. 반면에 한국은 매년 버스 교통사고로 200명 안팎이 목숨을 잃는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장 수석연구원은 “주요 선진국에서는 버스나 영업용 차량 운전사들이 공공 자산인 도로에서 수익을 얻는 만큼 안전에 대해서도 절대적인 책임감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 대다수 국가가 일반 운전자보다 영업용 차량 운전자에게 더 엄격한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적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운전 자격을 취득하는 과정도 우리와 다르다. 한국의 버스 운전 자격시험은 필기시험 합격 뒤 사흘 동안 교육을 겸한 실기 시험만 통과하면 된다. 실제 도로를 주행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프랑스는 대중교통 운전면허를 따려면 20시간 이상 도로 주행 실습과 평가를 거쳐야 한다. 전체 교육도 280시간에 이른다. 교육 과정도 다양하다. 터널, 고가도로 등 다양한 도로 구조에 따른 운전 요령을 따로 배운다. 사고가 났을 때 빠른 대처를 위해 응급구조 교육도 이수해야 한다.

 음주운전이나 교통법규 위반 전력이 있으면 운전면허 갱신도 쉽지 않다.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는 사업용 차량 운전자의 면허를 갱신할 때 최근 10년 동안의 사고 기록, 음주운전 기록까지 꼼꼼히 검토한다. 영국은 35시간, 독일은 15시간짜리 교육을 5년마다 받아야 면허를 갱신할 수 있다. 한국은 간단한 적성검사만 통과하면 된다.

 교통안전에 위협을 끼치는 행위도 적극 처벌한다. 버지니아 주는 혈중알코올농도 0.04% 이상으로 주행하다 적발되면 1년간 자격이 박탈된다. 3년 내 심각한 수준의 교통법규 위반이 3회 이상이면 120일 동안 자격이 박탈된다. 시속 15마일(약 25km) 초과 과속 운전, 사상자가 있는 사고, 부적절한 차로 변경이 이에 해당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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