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의 성폭행은 왜 문제 안 삼나… 사람들이 남편 사과 받아줬으면” 트럼프, 선거후 방송국 설립 검토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70)의 부인인 멜라니아(46)가 음담패설 동영상 파문 후 오랜 침묵을 깨고 남편을 옹호하고 나섰다. 멜라니아는 7일 트럼프 음담패설 동영상 폭로 후 성명을 내고 “나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멜라니아는 1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 모델 시절 누드 사진이 언론에 공개된 것을 거론하며 “내 과거는 거론되는데 빌 클린턴의 (성폭행) 과거는 왜 안 되는가? 언론과 내 남편이 그 문제를 제기하는 게 오히려 공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방송된 CNN 인터뷰에선 “남편에게 직접 (음담패설 동영상에서) 사용한 언어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면서도 “당시 발언은 ‘보이 토크(boy talk·사내끼리의 대화)’였다. 내가 그랬듯이 사람들이 남편의 사과를 받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동영상에서 대화를 나눈 프로그램 진행자) 빌리 부시로부터 지저분하고 나쁜 이야기를 하도록 유도당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시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자의 사촌 동생으로 이번 사건 이후 출연 중인 NBC방송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의회전문지 ‘더 힐’은 이날 트럼프의 사위이자 장녀 이방카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가 지난 몇 달간 미디어 업계의 유명 중개인이자 ‘라이언트리’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아례 부어코프와 만나 ‘트럼프 TV’ 설립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CNBC와 연예전문지 배니티페어도 6월 트럼프가 CNN과 비슷한 형태의 유선방송 뉴스채널을 설립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으며 관련 업무를 이방카와 쿠슈너에게 맡겼다고 보도했다. 쿠슈너는 ‘뉴욕 옵서버’ 신문사 소유주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