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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자연재해 대책’ 처음부터 다시 짠다

입력 | 2016-10-20 03:00:00

김기현 시장 재해예방 종합대책 발표




울산 중구 태화강 둔치 축구장의 19일 모습. 태풍 ‘차바’로 진흙이 30cm 두께로 쌓였으나 군인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말끔하게 치워 원래의 모습을 찾았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을 할퀴고 간 태풍 ‘차바’의 상처가 서서히 아물고 있다.

 19일 현재 응급 피해 복구율은 97%다. 하지만 농촌 지역에는 아직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울산시는 자연재해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이날 오전 울산 중구 태화시장. 이번 태풍으로 상가와 주택 등 200여 채가 침수된 이곳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말끔하게 정리됐다. 한 상가의 벽면 1.7m 높이에 남아 있는 물때만이 5일의 물난리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태화시장 상인들은 정기 5일장(20일)을 앞두고 장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차량 500여 대가 침수된 태화강 둔치도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태화강 둔치 축구장 4면에 30cm 두께로 쌓였던 진흙은 해병대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차량 900여 대가 한꺼번에 침수됐던 울주군 언양읍 반천현대아파트와 산업단지도 복구됐다. 이번 태풍으로 울산에서는 3명이 숨지고 1199가구, 267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시설 2만3663곳이 파손돼 1964억 원의 피해를 보았다. 지금까지 연인원 6만8000여 명, 4000여 대의 장비가 피해 복구에 투입됐다.

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은 울산 북구의 한 마을. 태풍이 지난 지 보름가량 지난 19일까지 이 마을에는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 중구는 피해액이 553억 원에 달해 울산에서 울주군(620억 원) 다음으로 피해가 컸지만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상의 피해액이 41억 원으로 기준치 75억 원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특별재난지역에 포함되지 못했다. 상인들은 “시장 위쪽 함월산 중턱에 조성된 울산 혁신도시의 배수 시설 미비로 침수 피해가 컸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연재해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울산시는 침수 피해가 가장 컸던 태화·우정시장에 475억 원을 들여 배수 펌프와 유수지를 각각 2개 설치하고 길이 827m의 우수관로도 설치한다. 제방이 붕괴된 신명천과 보은천에는 374억 원을 들여 제방을 새로 쌓고 소규모 교량 18개를 건설한다.

 회야댐과 대암댐의 홍수 조절 능력을 높이기 위해 1600억 원을 들여 수문을 설치하고 노후한 남구 삼산배수펌프장도 416억 원을 들여 교체한다. 배수장도 새로 건설한다.

 이 밖에 무등록 소상공인 점포 207개를 포함해 침수 피해를 본 2072개 점포에는 한 곳에 100만 원씩 지원한다. 침수 주택에 대해서도 100만 원을 지원해 준다. 또 지하주차장이 있는 건물은 빗물 유입 방지 설비를 의무화하는 한편 배전 시설을 지상으로 옮긴다.

 울산시는 재해 성금 모금 운동이 완료되면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 대책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이번 수해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울산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재락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