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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맛있는 정거장]재료 다양한 이색 칼국숫집 즐비… 성심당 ‘튀김소보로’도 꿀맛

입력 | 2016-10-21 03:00:00

<16> 중구청·중앙로역 (시내버스 612, 711, 802번)




 대전도시철도 1호선 중구청역 주변은 10년 전만 해도 관공서 밀집지였다. 옛 충남도청은 물론 대전시청, 충남지방경찰청, 대전지법과 지검, 경찰서 등이 몰려 있었고, 주변 식당들도 고급스러웠다.

 일부 주택가에 숨어 있던 요정에서는 밤늦게까지 풍악을 울리고, 한복 입은 여종업원들도 종종 눈에 띄기도 했다. 하지만 대전시청과 법조타운이 둔산 신도심으로 이전하고 충남도청과 경찰청 등도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이 일대는 급격한 공동화로 구도심으로 전락했다. 고급 한정식 식당은 간판도 내리지 못한 채 문 닫은 지 오래다. 대부분의 식당은 힘겹게 명맥을 잇고 있지만 몇몇 맛 집은 전통 비법을 바탕으로 성업 중이다.

○ 골목마다 특색 있는 칼국숫집 즐비

 중구청역 주변은 구청이 칼국수 축제를 개최할 만큼 골목마다 특색 있는 칼국숫집이 즐비하다. 칼국수 재료도 바지락에서부터 사골, 멸치, 미꾸라지, 부추 등 다양해 입맛 따라, 날씨 따라 그때그때 바꿔 가면서 먹어 보는 것도 흥미롭다.

 삼성생명 뒤편 골목길 지하에 있는 손이가 어추칼국수는 어죽 경력 10년의 손병창 씨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칼국수. 어추는 어죽과 추어탕의 합성어인 셈이다. 경기 양평에서 공급받는 붕어 잉어 메기 잡어 등과 미꾸라지를 갈아 걸쭉하게 국물을 내고 여기에 부추를 갈아 반죽한 칼국수면을 끓여 낸다. 제대로 숙성시켜 쫀득한 면발 식감을 유지하고 있으며, 남은 국물에 공깃밥을 넣어 푹 끓여 내면 어죽이 된다.

 근처 광천식당, 청양식당, 스마일칼국수, 대전칼국수, 논두렁추어칼국수 등도 제각각 독특한 맛을 낸다. 특히 광천식당과 청양식당은 이 골목에서 칼국수와 두부두루치기 등으로 오랜 명성을 이어 오고 있다.

 대흥동에 있는 동성삼계탕과 서울치킨도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동성삼계탕은 1982년 개업한 이후 2대째를 이어 가고 있다. 삼계탕에 녹두를 넣은 게 특징으로 30여 가지 다양한 재료로 깊은 맛을 낸다. 서울치킨은 대전 중앙시장에서 30년 가까이 영업해 오다 이곳 대흥동으로 옮겼다. 가마솥에 옛날 방식으로 튀겨 내는 게 특징으로 신선한 고기와 깨끗한 기름으로 안심할 수 있다.

○미슐랭스타 성심당과 대전갈비


 옛 대전극장통 대전천변에 있는 대전갈비는 30∼40년 전만 해도 월급날이면 가장 가고 싶은 곳 중 하나로 대전에 살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집이다.

 식당 내부 바닥과 식탁, 그리고 기둥 등은 오랜 고깃집의 연륜을 반영하듯 기름 냄새가 깊게 배어 있다. 이 집의 주 메뉴는 돼지갈비. 매일매일 여주인이 100% 갈비 부위만 작업해서 양념에 재워 둔다. 캐러멜 색소나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과일과 간장 양념만으로 숙성시킨다. 그러다 보니 불판 위에 올라간 고기 색깔도 투명하다.

 대전의 맛 집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전국 3대 빵집, 대전의 자랑인 성심당이다. 1956년 대전역 앞에서 10m²짜리 허름한 찐빵가게로 출발한 성심당은 이제 대전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러야 할 명소로 꼽히고 있다. 히트작 ‘튀김소보로’보다 부추빵을 선호하는 사람도 꽤 많다.

 이 밖에 내집식당 올갱이해장국과 두부두루치기도 명품으로 꼽힌다. 식당에 들어서면 올갱이 살을 발라 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근처 사리원면옥은 1953년 개업한 뒤 지금까지 냉면으로 명성을 이어 오고 있다.

 중구청역 주변에 있는 북경양꼬치는 중국인 교포 박철송. 정복순 씨 부부가 운영하는 중국식 정통 양꼬치와 양갈비를 선보이며 양고기 마니아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양고기의 피막과 힘줄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발라 낸 순수 살코기만을 이용하므로 고기가 부드러워 다른 곳과 차별화가 되는 곳이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공동기획: 대전시 대전도시철도공사 대전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 시리즈는 격주 금요일에 게재됩니다. 11월 4일에는 대전역∼판암역 주변 맛 집 이야기를 끝으로 시리즈를 마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