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견 전제 “진실 담겨있다고 생각” 근거 제시안해 여야 공방만 불러 NCND 유지하든지, 팩트 공개해야
강경석·정치부
이 원장은 회의 초반엔 회고록 내용이나 물증 확보 여부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NCND(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음)”로 일관했다. 그러나 “회고록 내용이 맞느냐” “느낌이라도 있을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집요한 물음에 ‘사견’임을 전제로 “사실이나 진실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여야의 해석은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새누리당은 “공식 석상에 증인으로 나온 국가 정보기관 수장의 발언이 개인적일 수 있겠느냐”라며 유리한 방향으로 국면을 이끌어가려고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여당 간사의 사기 브리핑”이라며 이 원장의 발언을 새누리당이 왜곡했다고 반발했다.
이 원장은 국감장에 나가면서 남재준 전 국정원장의 전례를 따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고 한다. 국정원 측은 “하루 종일 송민순 회고록 문제만 물어보는데 천하장사라도 어찌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질문에 대답을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이니…”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그에 대처하는 것 또한 일국의 국정원장 몫이다. 이 원장 발언을 끄집어내 아전인수(我田引水)로 해석하는 여야도 문제지만 말이다.
결국 송민순 회고록 논란을 매듭지을 수 있는 건 ‘팩트’다. 이 원장은 팩트를 뒷받침할 자료가 있는지, 있다면 늦지 않게 여야 합의 절차를 거쳐 공개해야 한다. 그게 없다면 완벽하게 입을 다물고 있는 게 낫다.
강경석·정치부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