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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동아일보]大入 앞둔 고교에서 편법·꼼수 사라졌으면 外

입력 | 2016-10-21 03:00:00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한 인문계 고교에서 불거졌던 해프닝을 전해 들은 적이 있다. 이 고교에서 전교 1, 2등을 다투던 학생이 음주와 흡연을 일삼았던 사실이 적발됐다고 한다. 대부분의 고교에서 학생들의 음주나 흡연에 대해 비교적 엄격하게 징계하는 것과 달리, 그 학교는 이 학생에게 극히 예외적으로 솜방망이 징계를 하는 데 그쳐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해마다 입시 결과를 놓고 속을 태워야 하는 학교로서는 문제를 일으킨 학생의 ‘향후 기여도’를 감안해 잠시 교단의 양심을 내려놓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무조건 모범생은 아니라지만, 전쟁터나 다름없는 대입 관문 앞에서는 학생들에 대한 이중 잣대가 존재하는 듯싶다.

 동아일보가 19일자 A1·14면에 보도한 ‘서울 강남-서초 26개고 교내상 數 분석’ 기사를 읽으면서 뒷맛이 더욱 씁쓸해졌다. 우등생을 ‘모범생’으로 치환해 주는 일선 고교의 현실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일류대에 몇 명을 진학시켰는가’가 고교 평가의 잣대로 굳어진 지금, 공교육 현장에서 인성과 양심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주문은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교육, 특히 공교육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한국의 미래는 어둡다고 본다. 지금부터라도 일선 고교에서 편법과 꼼수가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정진우 우석대 홍보실장

▼공무원 무표정 응대 고치길▼

 20일자 A18면 ‘시민 46%가 공무원 무표정한 민원응대 가장 싫어’ 기사를 읽었다.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지만, 잘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건 공무원들의 생리가 굳이 친절하게 해줄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는 권위주의적으로 해야 민원인과 상대하는 일이 빨리 끝날 수도 있다. 이와 정반대의 현장은 백화점 같은 곳이다. 경쟁이 치열하고 값은 비싼 편이라 친절하게 대해야 상품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 사회는 신분이 보장되어 있을 뿐 아니라 경쟁도 없고 민간 기업처럼 이익이 생기는 일이 아니므로 민원인을 친절하게 대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왜 민원인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하는지 공무원들이 알게 해야 한다. 사실 성인이 되어 무표정한 얼굴을 고치기는 어렵다. 어렸을 때부터 표정이나 친절에 관한 훈련을 받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교육을 통해 고쳐 나가야 한다.

 그래도 서울시에서 관심을 갖고 이런 설문조사를 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결과가 나왔으므로 이제 고치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모두 공감하고 관심을 갖는다면 나아질 것이다. 요즘 공무원들을 보면 이미 예전에 비하여 표정이 많이 좋아졌다.
 
강신영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