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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천사 김해림 “메이저퀸이라 불러줘”

입력 | 2016-10-24 05:45:00

‘기부천사’ 김해림이 23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골프장에서 열린 KLPGA 투어 KB금융스타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째를 달성했다. 5월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5개월 만에 두 번째 우승을 메이저대회로 장식했다. 우승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는 김해림. 사진제공|KLPGA


■ KLPGA KB금융챔피언십 정상

공동선두 정희원과 연장 끝에 우승
5개월만에 2승…“더 바랄게 없다”


2012년 1월. 호주 퀸즐랜드 주 골드코스트 인근의 레이크랜드 골프장은 한국에서 온 프로골퍼들의 전지훈련으로 뜨거웠다. 투어 4년 차 김해림(27·롯데)은 그 속에서 매일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무려 3개월을 훈련했다.

2009년 데뷔한 김해림은 주목받지 못했다. 앞서 2부투어에서 2년을 뛴 뒤 정규투어에 올라왔지만 신지애, 안선주 등 강자들의 틈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2010년엔 상금랭킹 61위에 그쳐 시드마저 잃었다. 3년 만에 2부투어로 내려간 김해림에겐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다행히 잘 버텨냈다. 2부투어 상금랭킹 1위로 정규투어 복귀에 성공했다. 그리고 맞이한 전지훈련이었기에 하루라도 쉴 시간이 없었다.

김해림은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오전 8시가 되기도 전에 코스에 나와서 가장 먼저 연습을 시작했고, 저녁에도 해가 거의 질 때까지 남아서 골프채를 휘둘렀다. 땀은 김해림을 조금씩 성장하게 만들었다. 2012년부터 상금랭킹 28위→25위→17위 그리고 지난해는 9위까지 오르며 조금씩 정상을 향했다.

우승이라는 문턱은 높았다. 2014년 제주삼다수마스터스에서 연장 끝에 준우승에 그쳤고, 2015년에는 6번이나 ‘톱5’ 안에 들었음에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멀게만 느껴졌던 우승의 벽을 올해 드디어 넘어섰다. 5월 전북 군산에서 열린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에서 마침에 긴 침묵을 깨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프로 데뷔 10년 만에 찾아온 감격의 우승이었다.

‘노력파’ 김해림의 이름 앞에는 2개의 수식어가 더 따라다닌다. ‘기부천사’ 그리고 ‘달걀골퍼’다. 2013년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기부자)가 된 김해림은 첫 우승 뒤에도 상금 전액(1억원)을 기부했다. 목표는 10억원까지 채우는 것이다. 2014년에는 독특한 훈련법으로 화제가 했다. 하루에 달걀을 한판씩 먹었고,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했다. 그 결과 체중이 10kg 가까이 늘었고, 비거리를 20야드 가까이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후 김해림의 골프는 더욱 탄탄하고 견고해졌다.

데뷔 10년 만에 꽃을 피운 김해림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KB금융스타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에서 우승했다. 23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적어내 정희원(25·파인테크닉스)과 공동선두로 경기를 끝내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김해림이 약 10m 거리의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1억6000만원. 김해림은 “올해 첫 우승과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목표를 모두 이뤘다. 더 바랄게 없고 이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기뻐했다.

시즌 8승 사냥에 나섰던 박성현(23·넵스)은 3위(16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은 놓쳤지만 시즌 상금 13억원(13억2622만6667원)을 돌파하면서 상금왕에 바짝 다가섰다. 7위를 기록한 상금랭킹 2위 고진영(10억1236만5999원)이 남은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해야 역전할 수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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