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kt 감독 조범현. 스포츠동아DB
조범현 전 kt 감독은 조용히 물러났다. 올스타브레이크 이전인 6월 구두로 재계약에 합의한 사실도 있었지만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에 아무 말 없이 깨끗이 떠났다.
경기도 이천시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조 전 감독은 또 한번 야구 공부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미국과 일본에 단기 연수를 알아보고 있다. 야구 공부에는 끝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팀을 떠난 지 열흘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어떤 원망도 없었다. 냉정히 자신을 돌아볼 뿐이었다. 지난 3년간의 kt 감독직에 대해 “각기 다른 팀에서 모인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문화적으로 하나로 만들려고 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그 시간이 많이 필요했던 것 같다”며 “고생해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프런트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팬들도 신생팀인 kt에 열정적인 응원을 해줬는데 그만큼 보답을 못한 것 같아 죄송하다. 앞으로도 kt에 큰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kt에서 그가 남긴 유산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 승부를 해왔지만 전력보강과 선수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만큼은 사실이다.
조 전 감독은 2011년 KIA를 떠난 뒤 홀로 일본으로 건너가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야구 공부를 했다. 그리고 2016년 가을, 다시 야구 공부를 준비하고 있다. 감독만 11년을 했는데 무슨 야구공부가 더 필요할까 싶지만 “야구공부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파고들고 싶은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