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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들 가슴에 새긴 ‘희생정신’ 힘 발휘할까?

입력 | 2016-10-24 05:30:00

LG 이천웅-양석환(오른쪽). 스포츠동아DB


LG가 마산에서 플레이오프(PO) 1, 2차전을 NC에 내주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그러나 PO 3차전부터는 시즌 내내 강세를 보였던 잠실에서 열린다. 분위기를 추스를 시간적 여유도 얻었다. 무엇보다 선수들은 개인이 아닌 팀 승리 하나만을 위해 달려왔던 마음을 되새기고 있다.

이천웅은 포스트시즌 내내 2번타자로 배치되며 작전수행에 집중해야 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내가 안타를 친 날 이상하게 팀이 다 지더라”며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내가 안타를 못 쳐도, 내 기록이 나빠도 상관없다. 만약 기회가 오면 어떻게든 주자를 진루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실제 LG는 10일부터 22일까지 치른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준PO 4경기, PO 2경기 등 8경기에서 희생번트를 8개 기록했다. 희생플라이는 2개였다. 물론 포스트시즌은 점수가 많이 나지 않는다. 주자가 출루하면 득점권에 보내기 위해 보내기 번트 사인이 많이 나온다. LG 선수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준PO 3차전에서 나온 1사 후 기습번트 2개처럼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어떻게든 주자를 진루시키려는 적극성을 보여줬다.

양석환은 “어차피 포스트시즌 성적은 개인성적에 포함되는 것도 아니고, 가을야구에서 내 성적은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는가”라며 “나뿐만 아니다. 포스트시즌 내내 선수들 모두가 팀이 이기기만 한다면 다 괜찮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하나로 똘똘 뭉쳐서 이기기 위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야구는 단체스포츠다. 유일하게 ‘희생’이 공식적으로 기록되는 종목이기도 하다. 개인능력이 중시되는 종목이지만 혼자서 잘 한다고 반드시 팀이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LG가 포스트시즌 돌풍을 일으켰던 것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스타’뿐 아니라 팀이 이기기 위해 묵묵히 뛰어준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벼랑 끝 승부에서 LG를 떠받쳤던 희생정신이 다시 힘을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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