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의 북핵 대응전략 바꾸자]<6> 북한을 변화시킬 새로운 대화의 틀 비핵화 테이블 끌어낼 카드는
훙샹그룹 제재가 ‘정밀 타격’이라면 세컨더리 보이콧은 ‘무차별 폭격’에 비유할 수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과 관련해 “지금 이 시점에서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겠지만 미국과 동맹의 (대북) 옵션 테이블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아직 세컨더리 보이콧을 전면 시행하지 않는 것은 중국과의 전면적 외교 마찰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대외 교역의 90%를 중국에 의존하는 만큼 북한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은 중국 기업과 개인을 겨냥할 수밖에 없다. 미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도 일부 백악관 관리가 대북 세컨더리 보이콧의 전면 시행을 주저하는 것은 기후변화 등 다른 협력 가능한 이슈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중국과 충돌하는 데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이 때문에 미 행정부 주변에서는 대(對)이란 제재 과정에서 효과를 본 금융 제재가 자주 거론된다. 미국이 2005년 마카오에 있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내 북한 계좌의 2500만 달러(약 275억 원)를 동결했을 때 북한 지도층에서 “고통스럽다”는 말이 흘러나왔을 만큼 금융 제재는 이미 검증된 대북 압박 수단이다.
이 조치의 핵심은 북한을 달러 기반의 국제 금융 네트워크에서 퇴출시켜 평양으로의 달러 유입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미 하원은 지난달 28일 북한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북한 국제금융망 차단 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미국은 2012년 이란 중앙은행 등 30여 개 이란 금융기관을 SWIFT에서 퇴출시켰다. 이란은 최대 돈줄인 석유 수출을 위한 달러 결제 수단이 막히자 미국과 대화에 나섰다.
케리 장관은 21일 사바 알칼리드 알사바 쿠웨이트 외교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쿠웨이트 왕과 정부가 북한의 핵확산 활동을 막는 데 지원 노력을 기울여 준 데 대해 감사한다”며 “쿠웨이트는 최근 북한 항공기(고려항공)의 입항을 막고 북한 국외 노동자들의 임금이 불법적인 북한 정권을 지탱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